“헌혈은 몸으로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봉사”

만나보았습니다 -뜻깊은 사랑 실천하는 정동선씨

2007-12-13     박은정
지난 5일 점심시간 무렵 “몸이 아파 수혈이 필요한 사람에게 유용하게 사용했으면 좋겠다”라며 이름을 밝히지도 않은 채 본사를 찾아와 수십여장의 헌혈증서를 편지봉투에 넣어둔 채 사라진 청년. 헌혈증서에 기재된 이름을 찾아 수소문한 끝에 찾아낸 주인공은 영광기독병원에서 13년째 간호조무사로 일하고 있는 정동선(38)씨였다.

이날 기증한 증서는 32장으로 그동안 본인이 직접 헌혈해 차곡차곡 모아온 것으로 연말연시를 맞아 의미를 더하고 있다.

위급하고 상황이 좋지 않은 환자들이 찾는 응급실에서 근무하는 그는 항상 친절함이 넘쳐 환자들과 병원가족들에게도 인기가 높다.

정 씨는 “20대 중반 교통사고를 당해 병원에서 반년을 넘게 생활하며 간호사들의 고마움을 느꼈고 간호사라는 직업에 관심을 갖게 돼 간호조무사 공부를 시작해 오늘에 이르고 있다”며 “병원에서 근무를 하다보면 몸이 불편한 것은 물론이고 경제적인 어려움으로 치료를 제대로 받지 못하는 환자들을 만날 때가 많다”고 밝혔다.

“고등학교 시절 첫 헌혈을 했지만 그후 자주 헌혈할 기회가 없었는데 병원에 입사해 일하면서 어려운 환자들을 위해 봉사한다는 마음으로 1년에 10여차례 이상 헌혈을 하며 증서를 모아왔다”며 “앞으로도 헌혈을 꾸준히 하고 싶지만 최근 항체는 생겼지만 B형 간염보균자로 판명돼 더 이상 헌혈을 할 수 없게 됐다”고 안타까움을 전했다.

3남1녀의 장남으로 나주가 고향인 정 씨는 병원에서 근무하며 배우자를 만나 결혼해 슬하에 2녀를 두고 영광에 정착해 살고 있다.

본사는 정동선씨가 기증한 헌혈증서를 관계기관에 전달해 지역사회내에서 의미있게 사용되도록 할 예정이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