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하며 사는 농촌생활 대 만족이죠”

조혜숙·이원자 / 불갑면

2008-01-10     영광21
오래전부터 이농이 시작된 농촌은 젊은이들이 사라진지 오래고 나이든 어르신들만이 남아 힘겹게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이처럼 인구가 점점 감소되며 심하게 몸살을 앓고 있는 농촌을 찾아와 터전을 만들어 살고 있는 조혜숙(50) 이원자(61)씨는 원주민들에게 반갑고 고마운 사람으로 환영받고 있다.

“군남이 고향인 남편이 무작정 시골로 내려가자고 해 처음에는 무척 당황스러웠지만 막상 내려와 보니 우려했던 것과는 달리 훨씬 살기 좋아 새로운 인생을 만끽하고 있다”고 만족을 표시하는 진도가 고향인 조혜숙씨는 서울에서 30년간 살다 내려와 3년째 불갑면 금계리에 머무르고 있다.

빈농가를 개조해 살고 있는 조 씨는 두아들은 현재 군복무중이고 남편과 양식업을 준비중에 있다.

“저는 원래 묘량이 고향이고 불갑은 남편 고향이라 35년의 도시생활을 접고 내려와 살고 있습니다”라고 귀농사연을 밝히는 이원자 씨는 서울에서 가내공업을 하며 2남2녀의 자녀들을 모두 키우고 2년전 불갑면 모악리로 내려와 포도재배 등 농사를 조금씩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조혜숙 이원자씨 도시에서 생활하다 내려왔다는 공통점이 있고 또 신앙생활을 하며 같은 교회를 다니고 있다. 이렇게 인연이 돼 만난 이들은 자매처럼 지내며 최근 사회복지법인 난원에서 제공하는 사회적일자리를 통해 방문요양사 일을 맡아 지역에서 홀로지내며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들을 찾아가 돌보고 있다.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위한 봉사를 생각해 오던 중 우연히 일자리를 소개받아 어르신들을 만나다보니 어느덧 8개월이라는 시간이 흘렀다”며 뒤를 돌아보는 이들은 “맡은 일을 했을 뿐 남다를 것도, 특별한 것도 없다”며 마련된 자리를 어색해 했다.

불갑면에 거주하는 중증노인 22명을 주 5일간 하루에 4~5명씩 방문해 보살피고 있는 이들은 일정금액의 수입에 목적을 두기보다는 어르신들을 진심으로 불쌍히 여기며 마음에서 우러나는 봉사로 최선을 다해 그들이 다녀간 자리가 아름답게 빛나고 있다.

돈과 명예를 쫒는 도시의 각박하고 찌든 삶에서 벗어나 깨끗하고 맑은 자연환경속에서 넘치는 인정을 이웃과 나누며 새로운 삶 제2의 인생을 모색해 나가는 이들은 ‘무에서 유’를 ‘나에서 우리’를 만들며 보람을 찾아가고 있다.

“지난해는 무공해 곶감은 만들어 보았고 올해는 친환경으로 농사를 지어 도시 지인들에게 소개하고 싶다”고 포부를 밝힌 이들은 모두가 떠나가 다시 돌아오지 않는 외로운 농촌에 ‘정착’이라는 희망을 안겨주며 남은여생의 뿌리를 의미 있게 내리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