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의원 공무원 어촌계장 넋나간 해외연수
연수경비 전액 혈세 소요…무늬는 해외벤치마킹 대부분 외유성 관광
2008-01-17 김세환
군청 공무원들과 이장석 의장을 비롯한 의원 5명, 천일염 생산자 및 어촌계장 8명 등 20여명은 천일염 산업화와 해양개발 방안모색을 이유로 17일부터 23일까지 6박7일 일정으로 프랑스와 모나코 등을 방문하는 유럽연수를 실시한다.
해외연수 일정은 당초 지난해 계획됐다. 하지만 지난해 12월초 발생한 태안반도 기름유출 사고로 인한 타르덩어리가 구랍 30일 영광군 해안 일대에서 발견된 직후부터 일선 공무원들은 정상업무를 뒤로 미룬 채 비상근무체제로 전환하고 주민들은 생업을 포기하고 평일은 물론 공휴일까지 반납하며 방재활동에 매달리고 있다.
특히 명절을 앞둔 특수성으로 인한 굴비 매출감소 등의 악영향을 우려해 타르유입을 쉬쉬하다 예상과 달리 피해가 확산돼 대외에 알려지며 외지인들도 자원봉사활동에 대거 참여하고 있다.
타르피해는 소금 등 각종 수산물을 생산하는 백수 염산 홍농 낙월지역에 집중되는 등 전남도는 중앙정부에 타르 후폭풍을 맞은 영광군과 무안 신안에 특별재난지역 지정을 요구하는 형국까지 이르렀다.
이런 상황에서 이번 해외연수단은 연수 이튿날 프랑스 까마르그의 소금산 시찰, 그랑모뜨 시청방문, 5일차의 게랑드 염생산자 협동조합 방문 등을 제외하면 해양관광개발 방안모색이라는 구색에 끼워맞추기식으로 해안리조트, 마리나시설, 고성, 해양박물관 등 프랑스의 마르세유 칸느 니스 낭트, 모나코 등을 방문하는 것으로 돼 있어 사실상 관광시찰이 대부분인 외유성 연수를 실시할 계획이다.
특히 이 같은 연수가 공무원과 민간인, 의원 등 1인당 평균 315만원 등 총 6,800여만원이 소요되는 예산 전액이 주민혈세인 군 예산과 의원들의 해외연수 경비로 충당돼 바라보는 주민들을 어리둥절하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갯벌 등에 떠내려온 타르를 수거한 1차 방재활동이 일정정도 마무리된 상황이지만 1차 방재활동보다 손길이 더 많이 들어가는 바위 등 암석지대와 낙월의 방재활동이 한창인 상황에서 진행돼 비난이 확산될 조짐이다.
이와 관련 백수읍의 이 모씨는 "일단 급한 불씨만 끈 상황이라지만 주민들과 자원봉사자, 공무원마저 본업을 포기한 채 방재활동에 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의원들과 공무원 특히 어촌계장 등이 해외연수 그것도 외유성이 농후한 해외연수를 간다니 해도 너무 한다"고 질타했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연수를 연기해 보는 것도 고민했는데 위약금 문제도 있고, 방재활동이 어느 정도 마무리 돼 예정대로 실시하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일선에서 나타나는 지역주민들과 공직사회 분위기는 비토 흐름이 강하게 조성되고 있어 쉽게 누그러지지 않을 전망이다.
김세환 기자 kimsh@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