뿌리 상태에 따라 잎도 정리 필요

백용인의 난과의 만남 68 - 난의 잎과 뿌리 다듬기

2008-01-18     영광21
우리나라 춘란을 재배함에 있어 잎에 대해서는 많은 정보가 있어서 웬만한 고급정보도 거의 알고 있으나 뿌리에 대해서는 상식 수준에 머물고 있어 이에 대해 언급하고자 한다.

산채후 잎과 뿌리를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한두번씩은 망설인 경험이 있을 것이다. 화분에 들어갈 정도로 뿌리는 자르는데 잎은 그대로 두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필자도 처음에는 그렇게 해 왔지만 그러나 난의 생리생태에 맞는 처치법을 터득하고는 달리해 오고 있다.

뿌리는 산에서 자생하며 개체에 따라서는 무척 길게 뻗어 있으니까 화분에 모두 심을 수가 없어 자르는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하지만 잎의 일부를 자르는 것에 대해서는 생각이 미치지 못한다. 뿌리를 자르는 이유는 산에서 길게 뻗은 뿌리를 화분에 다 심기도 어렵지만 다 심을 수 있다고 해도 난의 생장에 불리하다.

자생지에서는 물이나 영양소가 부족한 경우가 많기 때문에 뿌리가 평소의 필요 이상으로 길게 뻗어야 자랄 수 있지만 난실에서는 물과 양분을 사람이 적당하게 공급하기 때문에 뿌리가 많이 길게 뻗을 필요가 없고 특히 긴 뿌리는 영양분을 많이 소모하기 때문에 오히려 생장과 번식에 불리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화분에 들어갈 정도의 길이로 적당히 잘라주어야 하고 너무 많으면 썩거나 묶은 뿌리 위주로 솎아 주어야 하는 것이다.

이제 잎을 자르는 이유에 대해서 설명하면 산채하면서 뿌리의 일부가 잘려지고 난실에 와서 분에 옮길 때 또 뿌리를 정리하면서 일부가 잘려지기 때문에 뿌리의 크기와 개체수, 건강 상태 등에 따라 잎의 일부도 잘라 주는 것이 타당하다.

뿌리는 부실한데 잎을 잘라주지 않아 너무 무성하면 뿌리가 안정되고 제 기능을 할 때까지 뿌리의 기능 저하로 인해 물이나 영양소 공급에 차질을 가져오기 쉽고 그것으로 인해 잎의 일부나 전체에 장애가 올 수 있다.

잎의 일부에서 노대가 나거나 잎 끝이 말라 들어가거나 잎에 탈수 증상까지도 올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잎의 일부를 토끼가 뜯어먹은 것처럼 중간 부위를 잘라 주는 것이 좋다. 되도록 상한 잎이나 오래된 잎을 위주로 하고 잘라주는 촉수는 전체 촉수의 반 이하가 적당하다.

잎의 중간 부위를 자르는 것에 대해서는 뒤에서 언급하겠지만 산에서 온 자생상태의 잎은 어차피 다 바뀌어져야 한다.

즉 난실에서 몇년간 키워 새로운 잎으로 바뀌어야 감상가치가 있다는 말이다. 잎을 자르는 것에 대해 너무 아까와 하지 말아야 할 것이며, 나무를 옮겨 심을 때 줄기의 일부나 가지를 잘라 주는 것도 이러한 원리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