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양 각국마다 주사소 이해 달라
■ 백용인의 난(蘭)과의 만남 86 - 춘란의 설판, 주사소
2008-06-12 영광21
이 태에 홍색이나 홍자색을 나타내는 것을 한국에서는 색설화로, 전국 일본춘란연합회는 홍설(紅舌)이라는 말을 정식 용어로 사용하고 있다.
홍설의 난을 관찰해 보면 현존하는 대부분의 품종은 설판 주변에 복륜 모양으로 하얀 태를 남기거나 설판 중앙에 하얀 줄이 남는 것, 이 외에 설판 안쪽이나 뒷면에 흰 부분을 남기는 것이 있고 또 홍태 속에 서리가 내린 듯한 하얀 줄을 나타내는 것 등이 있으며 이들을 총칭하여 홍설이라 부른다.
여기서는 중국란의 용어에 있는 주사소, 자모소, 도시소라는 말과 홍설의 차이에 대해 알아보자. 먼저 주사라는 말은 인주에 사용하는 유화수은을 뜻하며 주홍색을 지칭하는 말이다.
<난혜동심록>중 자란수혜산방동심록의 소란이라는 항목을 보면 설판의 겉과 뒷면에 한줄의 흰선이나 흰점을 나타내지 않고 설판 전체가 홍색 일색으로 물들고 있다고 되어 있다.
이 점에 있어서도 일본춘란과는 명확히 차이가 있다. 일본춘란에서는 현재까지 주사소에 해당하는 설판을 가진 개체를 발견하지 못한 것이다. 자모소는 윤곽이 뚜렷하지 않고 흐린 듯한 홍색이 설판 표면에 나타난 것이다.
지금까지 일본 춘란계에서는 자라는 말을 바늘로 찌른 듯한 홍점이 모인 것이라고 책에서 해설한 것을 정설로 삼고 있었으나 자모소 본래가 가지고 있는 뜻과는 모순된다.
도시소는 설판 안쪽 양쪽에 위쪽으로 치켜 올라간 부분을 한문으로 ‘시’(아가미, 편집자주 : 우리나라에서는 ‘볼’이라 한다)라고 부르며 이 부분에 엷은 홍색을 나타내는 소심을 그렇게 부른다.
소심이라는 말은 꽃잎과 설판은 물론 꽃대와 포의에 이르기까지 동일한 색으로 통일된 품종을 지칭하며 지금까지 언급한 주사소, 자모소, 도시소는 그런 뜻에서 준소심에 분류된다.
여기서 녹태소로 되돌아가는데 일반 소심, 백태소나 황태소의 난에서도 수정시키면 꽃이 오래됐을 때 일시적으로 녹태를 나타내는 경우가 있다.
꽃이 오래되어 꽃대가 굳어져서 목질화돼 비두가 떨어지지 않게 되거나 수정한 예주의 끝부분이 눈에 띄게 부풀어 오른 듯한 것은 가령 녹태를 나타내고 있다 하더라도 수정에 의한 일시적인 녹태현상이라 볼 수 있으므로 1년 정도 기다렸다가 다음 꽃을 관찰할 필요가 있다.
이 경우는 줄이 그어진 녹태가 아니라 설판 끝 부분에서 얇은 녹색을 나타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