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에 나타나는 무늬 이상의 붉은색

■ 백용인의 난(蘭)과의 만남 87 - 춘란의 색설화

2008-06-19     영광21
색설화(色舌花)란 춘란의 혀가 원래 흰색 바탕에 붉은 반점이 있어야 하지만 이 붉은색이 더 많게 전면에 퍼진 것으로 꽃잎에 나타나는 무늬 외에 별도의 예로 취급하고 있다.

색화라 함은 말 그대로 한국춘란 꽃 본연의 색인 녹색을 제외하고 나머지 화색이라 할 수 있다. 색화의 범위가 되는 꽃 부위를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감상 부위가 주, 부판 내지는 봉심이 주가 되고 나머지 설판이나 꽃대, 포의 등이 부가되기 때문에 엄밀히 따지면 색화 범위에 들어가기 보다는 보조역활을 수행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부가되는 설판의 화색을 별도로 감상할 수 있기에 이러한 관점에서 다뤄 보겠다.

설판에 화색이 들어오는 시기는 꽃눈이 형성되는 시기와 같다. 꽃눈과 동시에 화색을 늘려 나가며 꽃봉오리가 완전히 여문 시기에 화색도 최고조에 달하는데 설판 정면에서 보이는 피층세포에 화색이 잉크가 화선지에 번지듯이 녹아있다.

다른 색화에 비해 꽃눈이 형성되고 형태가 갖추어지는 시기부터 화색이 나타나며, 빛의 직접적이기 보다는 간접적인 자극에 의해 화색의 농도를 서서히 늘려 나간다.

품종별로 약간씩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대부분 12월 전후에 화색의 농도가 최고 상태로 완성되어 진다. 대부분은 화색이 형성된 후 빠져나가지는 않지만 간혹 레이스 형태로 나오는 품종 중에 엷게 번지거나 약간 빠져나가는 것도 보인다.

색소의 분포도를 보면 화색이 설판에 엷게 깔아놓은 듯이 설판 전체에 골고루 퍼져있는 형태와 화색을 스프레이로 뿌린 듯한 형태로, 이는 색설자화에서 나타나는 유형과 비슷하며 가장자리에 백색복륜을 두른 듯한 형태가 많다.

또는 U자 형태에서 더 발전한 윗부분이 화색으로 채워져 거의 막힌 상태를 말한다. 위에서 이야기한 유형 모두가 설판 정면에서 보이는 외피층 세포에 대부분 녹아있고 간혹 내피층 세포에 색소가 녹아있는 경우도 있다.

또한 설판 기부 쪽에서 화색이 내려오고 설판 끝 쪽에서 올라와 교차하는 것처럼 보이는 유형이 있고 설판 가장자리에 복륜처럼 흰색 테두리를 남기거나 설판 중앙부에 색소가 완전히 채워지지 않아 흰점을 약간씩 남기는 경우도 있으며 커다란 변화는 없지만 다소 불규칙하게 화색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설판에 약간의 화색이 차 있으면 색설화라 하지만 이 또한 하나의 예를 말하는 것이므로 엄밀히 따지면 색깔이 진하면서 설판 전체에 무늬가 어느 정도 깔려 있느냐로 상품성을 평해야 할 것이다.

백 용 인<영광군농업기술센터 과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