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 정신건강 일조하면서 열심히 진료”

이지현<영광기독신하병원 과장>

2008-07-24     박은정
빠른 사회변화와 경제성장은 새로운 문화를 끊임없이 창출하고 있지만 그에 따른 정신적인 노예가 세상을 피폐시키고 있어 안타까움이 크다.

정신장애를 일으킨 환자는 오랫동안 편견과 경멸의 대상으로 여겨졌지만 문화와 경제적인 발전은 환자를 정신병원에 입원시켜 격리 치료하기보다는 다양한 방법의 접근으로 치료의 개념이 바뀌고 있다.

정신적인 질환이나 치매 등의 노인성질환을 전문으로 진료하고 있는 영광기독신하병원. 이곳에서 만난 정신과전문의 이지현(35) 과장은 부드러운 미소로 환자들을 반갑게 맞이하고 있다.

가톨릭대학 의과대학을 마치고 강남성모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을 취득한 이 원장은 1년간 미국에서 불면증에 대해 공부하고 돌아와 제주도를 거쳐 올 3월부터 영광에 근무하고 있다. 코골이 하지불안 등 수면장애를 전공한 이 원장은 일반정신과 환자들을 만나며 그들의 정신적인 안정을 돕고 있다.

“예전에는 정신병자를 정신병원에 수용 감금하는 것이 최선이었지만 정신의학의 발달로 한 사람으로서의 인권존중의식이 고조됨에 따라 정신병원 내에서의 환자의 처우와 정신과적 의료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이 원장의 말처럼 환자를 감금하던 병실로부터 개방하는 병실이 늘어나고 향정신약물의 발달로 경쾌(輕快)된 환자에게 레크리에이션요법, 생활요법, 직업요법, 연극, 회화요법 등을 실시함으로써 사회복귀를 하루빨리 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농촌은 도시와 다르게 아직까지 정신과 환자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것 같다”라고 인식개선의 필요를 강조하는 이 원장은 “정신과는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누구나 상담이 가능하고 특히 스트레스에 따른 여러 증상과 성장하는 자녀들에서 나타나는 정신적인 불안 등 일상생활에서 발생하는 갖가지 문제와 충돌이 치료대상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정신장애의 발생책임을 가족에게만 돌릴 것이 아니라 현대사회의 모순에서 발견해 정상인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많은 악조건을 개량해야 한다”며 “산업의 발달과 기계문명의 보급은 필수적으로 인간관계를 파탄시키고 있으므로 적응에 실패하는 사회적 원인제거와 개선을 위한 사회 전체의 참여가 절실히 요망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육체적인 건강보다 어쩌면 더 중요한 것이 정신건강. 같은 정신과 의사와 백년가약을 맺어 슬하에 3살, 5살 남매를 두고 있는 이 원장은 자신이 배우고 익힌 의술로 지역주민의 정신건강을 지키기 위해 차분한 상담을 이어가고 있다. 아내와 엄마의 몫까지 더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