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의 후각 매료시키는 독특한 향 일품

■ 백용인의 난(蘭)과의 만남 91 - 풍란을 길러 보세요

2008-07-24     영광21
바람을 좋아한다 해서 이름 붙여진 풍란(風蘭)의 꽃말은 ‘참다운 매력’이다. 풍란의 전설을 보면 지리산의 산신인 마야고(摩耶姑)는 사랑하는 반야를 기다리며 나무껍질에서 실을 뽑아 정성을 다해 베를 짜 그 베로 옷을 만들어서 그녀가 나타나면 선물하기 위해 천왕봉에서 기다렸다.

그러나 어느날 구름에 휩싸여 나타난 반야는 마고야를 지나쳐 쇠별꽃밭으로 가 버렸다. 마야고는 그녀를 잡지 못하고 화가 나 만들어 둔 웃을 갈기갈기 찢어 던져 버렸다. 옷가지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나뭇가지에 걸려 나부꼈으며 화가 난 마야고는 반야를 현혹시킨 쇠별꽃이 지리산에서 피지 못하게 천왕봉 꼭대기에서 성모신으로 좌정했다.

그 후 지리산에는 쇠별꽃을 볼 수 없게 되었고 마야고가 찢어 버린 옷의 실오라기들이 풍란이 되어 지리산에 서식하게 되었다는 전설이다.

풍란은 안그래컴(Angreacum) 무리의 상록다년초로 바람이 잘 통하는 곳에서만 자란다고 해 풍란이라 하며, 그 향이 그윽하다 해서계란(桂蘭), 나무 위나 바위 등 높은 곳에서만 산다고 해서 선초(仙草), 시인 묵객들이 운치를 즐겼다 해서 헌란(軒欄)이라 부른다.

풍란은 잎이 크고 넓은 나도풍란과 잎이 좁은 소엽풍란 2종류가 있다. 소엽풍란 중 잎의 모양이나 무늬, 꽃의 색깔과 형태 등이 특이해 감상가치가 있는 것을 일본인들은 부귀란(富貴蘭)이라 부른다.

풍란, 부귀란이 원예상품으로 개발된 것은 주로 일본이며 과거 도쿠가와막부 시절부터 귀족들의 사치스런 취미생활로 시작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서해안의 풍란의 섬이라는 홍도를 중심으로 도서지방에 분포되어 있돼 무분별한 남획으로 멸종위기에 놓여 국가에서 보호식물로 지정했다.

풍란이 애란인들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독특한 향이 있기 때문이다. 6~7월경에 피는 꽃의 향은 주로 빛이 없는 밤이나 흐린 날 진하게 풍기는데 달콤한 향이 사람의 후각을 매료시킨다. 그 외에도 잎무늬와 형태의 아름다움, 뿌리가 성장할 때 생장점의 영롱한 빛깔이 너무 아름다우며 또한 작은 식물이기 때문에 가정에서 재배할 때 좁은 공간에서도 얼마든지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요즘은 조직배양을 통해 풍란이 대량생산되기 때문에 가격도 싸고 꽃집 어디서나 쉽게 구할 수 있게 되었다. 난에 영양분이 부족하면 잎이 제대로 자라지 못해 뿌리가 가늘어지고 볼품없는 난이 되고 만다. 자생지에서 부엽과 부엽토 등에서 양분을 섭취하게 되며 또한 토양에 포함돼 있는 미량원소도 얻게 되어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