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합장 관련업체 수천만원대 공사수주 도덕성 논란

■ 영광농협 장제사업 진출 꼬리에 꼬리를 무는 의혹

2008-07-31     김세환
장례식장 시공후 농협 9억원 출자 결정 특혜시비 … “이사회, 집행부 거수기로 전락” 여론확산 영광농협이 사업계획에도 없던 경제사업부문에 9억원의 출자를 결정한 영광농협장례식장 건축 과정에서 박준화 조합장이 농협장 이전 대표를 맡아 경영하던 M기업에서 수천만원대에 이르는 설비공사를 한 것으로 밝혀져 파문이 예상된다.

이로 인해 영광농협의 농협장례식장에 대한 급작스런 9억원 출자결정과 사업자가 기존 민간인에서 영광농협으로 명의변경된 과정들이 특혜시비 및 농협운영 전반에 걸친 논란으로 확산될 전망이다. 특히 지역사회의 따가운 여론과는 별도로 조합원 환원사업 일환으로 장제사업에 출자했다는 명분에도 불구하고 조합장직을 이용해 사적 이익을 챙겼다는 도덕성 시비마저 일 조짐이다.

2006년 건축허가를 받은 영광농협장례식장은 2007년 11월 착공해 지난 7월3일 준공허가를 받았다. 대지 1,338여평(4,425㎡)에 지상 2층 453평(1,499㎡)로 지어진 것. 이 가운데 M기업은 내부 보일러, 배관, 수도 등 제반 설비부문에 최소 5천만원대 이상의 공사를 시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영광농협은 지난 5월14일 열린 이사회에서 신축중이던 장례식장에 9억원의 출자를 의결했다. 하지만 사업계획에도 없던 농협의 장제사업 신규진출 결정과 이에 대한 논란이 불거지며 본지를 통해 7월17일 관련 기사가 보도되자 1주일도 안돼 영광농협은 민간인과의 공동운영 방침을 철회하고 독자운영으로 갑작스럽게 계획을 수정, 23일 사업자 명의를 변경했다.

농협의 독자운영 방침은 이사회에서 사전논의도 없었고 지난 28일 열린 7월 이사회에 사후보고돼 논란속에 추인됐다. 이로 인해 일단의 농협 관련 인사들과 주민들은 농협장례식장과 관련된 의사결정 절차나 사후 약방문식으로 시시각각 변화되는 운영방식에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설상가상 박준화 조합장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M기업에서 장례식장 건축공사중 5,000만원대에 이르는 시설공사를 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도덕적으로 있을 수 없다’는 비판여론이 일파만파 확산되고 있다.

박준화 조합장은 “관련 공사는 M업체에서 이전부터 해 왔던 사업으로 장례식장 내부 설비공사를 한 것은 사후관리 등을 고려할 때 건축주가 지역업체를 찾을 수밖에 없기 때문이고 다른 분야에서도 지역업체가 참여한 것으로 안다”면서도 “공사대금은 얼마인지 모르겠다”고 밝혔다.

또 M기업 관계자는 “농협을 배경으로 공사를 한 것이 아니고 장례식장에서 의뢰가 들어와 공사를 했을 뿐”이라며 “현재 공사비 상당액을 수금하지 못한 상태”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영광농협 모 관련인사는 “오얏나무 밑에서 갓끈도 고쳐 매지 말라는 말도 있는데 조합장과 직접 관련있는 업체가 시공을 하고 50%에 달하는 지분투자를 결정한 일련의 과정이 특혜 아니고 무엇이냐”며

“설령 시공 당시 장례식장업 진출을 고려하지 않은 채 5월 이사회에서 결정했다 한다면 불과 얼마 되지도 않은 기간 사이에 갑작스럽게 결정된 것인데 중장기계획도 없이 농협운영을 그렇게 주먹구구식으로 해도 되는 것이며 이를 의결한 이사회도 집행부 거수기라는 비난을 면키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했다.

농협 본연의 역할 실종이라는 비난이 확산되는 가운데 조합장과 직접적인 관계에 있는 업체가 시공에 참여하고 농협은 9억원 출자를 결정한 일련의 사실앞에 조합원과 지역사회가 어떻게 받아들일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