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먹구구식 문예회관 부지선정 영광의 허브 사망선고

수천만원 혈세낭비하며 설문조사 결과로 여론몰이·심각한 지형훼손 불가피

2008-09-05     영광21
옛실내체육관터 인근에 조성하려던 종합문예회관 건립계획이 토지소유자의 매각반대로 부지선정 문제가 재검토되면서 당초 영광군이 일언반구조차 없던 우산공원을 후보지로 염두하고 여론몰이로 부지를 결정하려고 해 파장이 일고 있다.

영광군은 문예회관 건립과는 별개로 영광읍 도심 중앙에 위치한 우산공원을 편의시설 확보 등을 통해 주민들의 휴식공간으로 개발할 목적으로 130억원이 투입될 <우산근린공원 조성사업>을 추진하면서 사업 중간보고후 지난 4월 간부공무원들의 의견수렴을 거쳐 수정안까지 마련했다. 그러나 당초 계획했던 문예회관 부지문제가 난항을 겪자 8월들어 이곳에 문예회관 건립계획까지 구상, 기존 계획이 막무가내식 건설사업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 상태다.

우산공원은 타지자체 도심에서는 좀 체 볼 수 없는 울창한 나무군락으로 넓은 자연녹지를 형성하고 있어 우리지역만이 가지고 있는 잠재가치로 인정받아 왔다. 이에 따라 군은 1987년 7월 공원시설로 결정하며 이곳에 전망대와 농구장, 어린이놀이터, 노인정 등을 갖춘 근린공원으로 조성할 예정이었지만 지난 20여년 이상 방치해 왔다.

그후 편익시설 확보와 접근로 등을 개설해 주민들의 일상 휴식공원으로 제공할 목적으로 군은 2006년 10월 조성사업을 계획, 오는 12년까지 130여억원을 투입해 근린공원을 완공할 계획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었다.

그러나 우산근린공원 조성계획과는 별개로 지난해 말 용역을 거쳐 옛실내체육관 부지에 건립될 예정이던 문예회관 사업의 토지매입이 난항에 부딪히자 상황은 돌변했다.
군은 지난해 연말 <문예회관 건립 타당성 조사> 용역을 실시, 옛실내체육관, 영광스포티움, 영광중·고, 영광여중 인근 등 4곳을 후보예정지로 한 결과 실내체육관 부지를 후보지로 선정한 바 있다.

하지만 군은 문예회관 부지문제가 여의치 않자 2,400만원이라는 혈세를투입한 용역 후순위 후보예정지에 대한 검토를 포기한 채 일언반구조차 없던 우산공원을 은근 슬쩍 집어넣으며 스포티움과 영광여중 등 3곳에 대한 주민 설문조사를 지난 8월15일부터 24일까지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군은 총 642명의 주민참여자중 52%가 우산공원을 1순위, 29%가 스포티움, 19%가 영광여중 인근 부지를 꼽았다고 밝혔다. 이 같은 설문조사는 사업시행에 급급한 나머지 시행착오를 범할 개연성을 군 스스로 자초했다는 여론이다.

뿐만 아니라 설문조사가 결과적으로 인기투표식 여론몰이를 조장하고 부지선정을 기정사실화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300여억원이 투입될 문예회관은 물론 130억원이 투입될 근린공원 조성 등 막대한 사업이 효율성 등을 과연 담보할 수 있겠는가라는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

특히 이 같은 사업으로 인해 쾌적한 녹지공간을 담보하면서 기본적인 편익시설 확보·확충을 통해 주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킬 수 있는 환경성과 경관성 등을 담보한 원래의 공원조성은 기대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문예회관이 당초 부지면적 1만6,649㎡(5,036평)에 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건축면적 3,073㎡(929평), 건축 연면적 8,149㎡(2,465평)으로 계획돼 부지변경으로 다소 축소된다 하더라도 거대건축물이 조성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또한 문예회관 운영상 대규모 공연문화도 이뤄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소 3차로 이상의 진출입로 및 보도 확보 등을 위해서는 도시계획 변경과 함께 녹색공간의 보존개발이 아닌 심각한 지형훼손이라는 파괴적 개발이 필연적으로 예견되는 점이 큰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뿐만 아니라 문예회관이 들어서면 시설율 등의 법적 제한으로 인해 기존에 구상한 주요시설 대부분이 배제될 개연성이 커 주민 휴식공간이라는 근린공원의 성격도 상실할 위기에 처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