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합 잘되고 마음 착한 주민이 보배”
임연배 <염산면>
2008-09-05 박은정
2008년, 2/3이 지나고 이제 4개월여 남았다. 새해 세웠던 목표를 착실히 지키며 알찬 마무리를 준비하는 부지런한 사람, ‘세웠던 계획을 지금이라도 시작해 조금이라도 이루자’라는 사람까지 세상은 여러 유형의 사람이 있다. 이런 세상을 살다보면 내 일도 내 일이지만 남의 일에 두 팔 걷어 부치고 나서는 사람을 종종 만날 수 있다.
염산면 봉남3리 합산마을에 살고 있는 임연배(68)씨. 17살 되던 해 목포에서 부모를 따라와 이곳에 정착한 그는 50여년을 살면서 마을일에 누구보다 앞장서 주민들이 고마워하고 있다.
“우리 마을은 자자일촌을 이룬 다른 마을과 다르게 여러 곳에서 모여와 마을을 이루고 살지만 누구하나 자기주장만 내세우는 사람없이 하고자 하는 일에 잘 협조하며 특히 마음씨가 고와 서로 다투는 일없이 사이좋게 지내고 있다”고 마을자랑을 늘어놓는 임 씨. 그는 군대제대후 예비군소대장을 맡아 예비역들의 관리를 시작해 수협 대의원, 농촌지도소(현 한국농촌공사) 대의원, 영농회장, 반장, 개발위원장 등을 역임하며 주민을 대표하는 활동에 최선을 다해 임했다. 또 얼마 전까지 맨손어업대표를 맡아 어려움에 처한 어민을 대표해 목소리를 높이기도.
“주민의 한사람으로 맡은 일을 당연히 했을 뿐이고 특별히 잘한 것도 없는데 옛날 자전거가 귀하던 시절 출장 다니라고 마을에서 자전거도 사주고 그랬지”라고 지난 시절을 회상하는 임 씨. 22세에 결혼해 슬하에 3남1녀를 둔 그는 지금은 자녀들이 모두 장성해 결혼하고 아내와 3천여평의 논농사와 밭농사를 조금 지으며 생활하고 있다.
160여호가 넘으며 한때 번성하던 이곳 합산마을은 지금은 100여 가구로 사람들이 줄었지만 임 씨를 비롯한 주민들은 부가 넘치던 지난시절을 위로삼아 생활하고 있다.
최일환 마을이장은 “임 씨는 마을의 크고 작은 일에 앞장서 일하며 고생도 많이 하셨습니다.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본인 일보다 더 열심히 하기가 어디 쉬운 일입니까”라며 “무슨 일이든 맡은 일에 책임을 다하는 임 씨는 나이어린 마을 후배들에게는 존경을, 나이 많은 어르신들에게는 칭송을 들으며 인정받고 있다”고 마을에서 차지하는 임 씨의 위치를 설명했다.
“마을에 50대 몇을 제외하고는 모두 70대가 넘다보니 그래도 아직 젊은이 축에 들지”라며 첫인상 그대로 너그러운 웃음을 보이는 임 씨. 그는 지난해 새로 지은 집에서 집안일보다는 바깥일에 앞장서 속이 까맣게 타버린 고마운 반려자 아내와 착실하고 꼼꼼한 일상을 변함없이 이어가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