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기르는 것은 당연한 부모의 몫”

소양임 / 낙월면

2008-11-14     박은정
수능시험이 치러진 13일, 11월 셋째주인 이번 주는 고3 수험생을 둔 부모들에게는 마지막 애원을 담은 가슴 졸이는 한주였다. 지금까지 노력하고 쌓아온 실력을 차분히 발휘했길 바라는 부모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은 천방지축이다.
어업이 주업이기는 하나 논농사를 짓거나 한우를 사육하는 농가가 다른 섬에 비해 비교적 많은 안마도. 세시간여 뱃길을 달려 도착한 이곳은 늦가을의 정취가 옥빛 바다와 어우러져 아름답게 머물러 있다.
육지의 번잡한 환경과는 달리 조용하고 아늑한 이곳 낙월면 월촌리에서 만난 소양임(72)씨.

살아온 인생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그의 얼굴은 세월이 무게를 숙명으로 받아드리며 평온한 황혼을 보내고 있었다.
소 씨는 1961년 같은 마을에 사는 청년과 결혼해 어려운 가정 형편에서도 홀로 된 시어머니를 27년간 정성껏 봉양했다. 예전 어느 가정이나 그러했듯 넉넉지 못한 환경속에서도 남편을 도와 성실히 생활하며 가정의 화목을 이끌어 왔다. 그는 1986년 남편과 사별한 이후 실질적인 가장으로서 여러가지 경제적, 환경적으로 어려움에 처했지만 근검절약의 생활을 실천하면서 슬하의 5남3녀의 자녀를 정직하고 바르게 성장시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어떠한 상황에서도 올바른 인성과 온화한 성품의 소유자로 살아가도록 가정교육에도 심혈을 기울인 소 씨. 그는 농업과 맨손어업을 하며 얻은 적은 수입속에서도 자녀 모두를 고등학교 이상 진학시켜 남다른 교육열정을 발휘해 5명의 아들 모두 공직과 기업체 임직원으로 근무하며 지역과 사회에 봉사하는 올곧은 직장인이 돼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 3명의 딸들도 온순하고 심성이 고운 여성으로 성장시켜 모두 출가해 자식을 낳아 기르며 행복한 가정생활을 영위하는 현모양처가 됐다.

소 씨는 “섬에서 나고 자라 배움도 짧고 아는 것도 많지 않지만 가정을 지키고 자식들을 잘 키워야 된다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살아왔다”며 “어려운 가정형편에도 삐뚤어지지 않고 바르게 자라준 자식들이 고마울 따름이고 지금도 미처 해주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안함이 크다”고 전했다.

남녀가 만나 결혼을 하고 자녀를 낳아 부모가 되면 ‘자식’이란 말만 나와도 가슴이 철렁 내려 않는다. 그만큼 부모에게 자식이란 땔 수도 버릴 수도 없는 가장 소중한 존재인 것.
소 씨 또한 만만치 않은 삶의 멍에를 짊어지고 살아오면서도 눈에 넣어도 안 아플 ‘자식’을 위해 여느 부모와 같이 한평생을 희생하며 살아가고 있다.
“자식들이여 이런 부모의 마음을 조금이라도 헤아려 효도하고 삽시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