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해가 한눈에, 영광의 섬 반이 시야에 들어오는 곳
김종일과 함께하는 산 이야기 / 사진작가들의 석양의 꽃밭 염산 봉덕산 비룡봉(296m)
2009-01-09 영광21
언니의 손목잡고 오르고 보니 또 하나의 계단일세. 정상 봉덕산 아래 마당바위 밑은 용굴이다. 옛 어르신들의 이야기 속에는 이 굴이 칠산바다까지 연결되어 있어 가뭄에도 돌을 던지면 물소리가 들렸다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지금은 흔적은 있지만 형태는 무너지고 그 위 마당바위에는 염산봉덕산악회에서 세워놓은 봉덕산 비룡봉이라는 표지석만이 역사를 말해주는 것 같다.
산행 길잡이
산행은 염산 터미널을 기점으로 세갈래로 다닐 수 있다.
제1코스는 염산초등학교를 지나 솔깃재 중간에서 등산로 이정표를 따라 오르는 길이며 제2코스는 염산중학교 앞을 지나 한시마을까지 포장도로를 따라 약 10분쯤 걷다보면 옛 염산 상수도를 끼고 새로 만든 등산로를 이용할 수 있고 제3코스는 옛 등산로 그대로 중학교 뒤 담벼락을 끼고 작은 고개를 넘어 체육시설로 가는 길이다.
오늘은 용의 꼬리를 따라 한시마을에서 시작하는 숲길을 따라 택했다. 면에서 잘 닦아놓은 새 등산로를 따라 봉덕산 정상을 향해 걷고 있는 순간 인적소리가 들린다.
잠시 이름 없는 묘 앞에서 숨을 돌리고 있을 때 염산봉덕산악회원이며 이사를 맞고 있는 박금열씨 내외가 산을 오르고 있지 않겠는가. 얼마나 반가운지 피로는 멀리하고 정담에 빠져드는 시간이다.
지금부터는 봉덕산에 대한 역사이야기다. 좌담으로 3인방이 되니 즐겁기만 하다. 3인방이 만나 10여분 걸었을까 산 중턱에 길이 나있다. 박 이사께 길을 물었더니 우측으로 가면 축동리로 가는 길이고 아래로 내려서면 한시마을을 거쳐 터미널로 갈 수 있다고 한다.
그렇다면 옛날 어르신들은 이 길을 이용해 염산장을 보러 다니는 길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다.
곧이어 15분쯤 진행하다보니 사방이 툭 터지는 능선에 도착한다. 능선길을 따라 5분쯤 더 걸었을까. 노란리본이 나무에 묶여있어 펼쳐보니 이 능선의 이름은 토끼등이었다 산은 봉황이요 밑은 용이 승천하였다는 용굴이다. 그렇다면 이 산하는 모든 짐승들과 새들의 고향이다. 산세 길목마다 이름이 있을 듯 하나 알 수 없어 아쉬움으로 접는다.
정상 봉덕정에 올라 용굴의 옛길을 따라 길목을 그리다보면 이 물줄기는 신성리 부농농장위 산기슭을 이어 동산마을까지 맑은 물이 흐르고 있다. 작은 산이지만 산세에 물이 맑고 해풍과 더불어 맑은 물속에서 태어난 신성리 포도의 맛을 전국에 알리는데 큰 역할을 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봄이면 봉덕정에 앉아 북풍에 몰려오는 포도향 마시며 취객들의 시조 한수가 생각나는 곳이기도 하다.
하산은 봉덕정앞 염산면 쪽이다. 쉽게 달려 5분쯤 내려서면 헬기장에 도착하고 2분 더 걷다보면 새로 만든 나무계단길이다. 다시 이어 뒤돌아보니 더 급한 계단길이다.
어려운 곳에 철기둥을 세우고 깎아진 비탈길에는 돌을 묻어 새로 만든 등산로에 감사를 전한다. 이마에 닿을 듯한 바위를 피해 내려선 곳은 체육시설 쉼터다. 쉼터에서 눈길이 가는 곳은 쉼터 표지석.
염산 <서해가든>에서 제공한 ‘한산 스님’의 시 한구절이 발길을 멈추게 한다.
청산은 나를 보고 말없이 살다 가라 하고
창공은 나를 보고 티없이 살다 가라 하네.
사랑도 벗어 놓고 미움도 벗어 놓고
물처럼 바람처럼 살다 가라 하네.
이 한 구절의 시를 읽고 있으니 오늘의 피로가 씻어진 듯 하다. 이어서 작은 중턱에 닿으면 산불감시초소가 있고 작은 체육시설 중학교뒤 출발지점에 도착한다.
< 등산 코스 >
코스 : ▶ 염산종합터미널~염산초등학교~솔깃재~체육시설~옛 등산로~헬기장~정상 ▶ 터미널~한시마을~옛 상수도~토끼등~정상 ▶ 터미널~중학교 뒤~체육시설~감시초소~체육시설~신산행로~나무계단~헬기장~정상
(※ 어느 곳을 이용 완주하여도 2시간이면 충분하다.)
김 종 일 / 서해산악회 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