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호 부군수 을지훈련중 음주 물의
비상근무중 유흥주점행 "실제 전시상황도 아닌데…"
2003-08-27 영광21
을지훈련은 전시에 대비한 계획의 검토·보완을 위한 매년 정기적으로 각급 행정기관이 상호 연계해 실시하는 연습훈련이며, 군사연습도 병행한다.
그러나 비상근무 기간중인 지난 21일 밤 영광군청 박현호 부군수가 영광읍내 모 유흥주점에서 공무원 등과 함께 술자리를 갖은 것으로 밝혀져 공직기강 확립을 솔선수범해야 할 고위 공무원부터 지키지 못하고 있다는 비난이 일고 있다.
박 부군수는 을지훈련 기간동안 근무체계상 군청 실과 및 외부 유관기관의 연습통제 및 지휘감독 기능 등 훈련의 전반적인 상황을 실질적으로 관할하는 '통제부장' 직을 수행하고 있었다.
'국가공무원 당직 및 비상근무 규칙'은 '비상근무의 발령 중에는 부득이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출장을 억제하고 소재를 항상 파악해야 하며 업무수행의 계속성이 유지되고 비상근무의 목적이 달성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한 '영광군 공무원 비상근무규정'은 부군수가 군수의 명을 받아 비상근무를 지휘감독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로 인해 비상근무 중에는 잠깐 외출해 식사를 한다거나 사소한 일은 볼 수 있는 등 부득이한 경우가 아니면 항상 상황을 점검 수행할 수 있게끔 제위치에 있어야 한다.
이에 대해 박 부군수는 “멀리서 손님이 찾아와 잠깐 외출했었다”며 “실제 전시상황도 아니고 실무자들에게 역할을 일임하고 나갔으며 상황실에 계속 상급자가 있으면 하위 공무원들이 불편해 해서 훈련기간 중 야간에는 대부분 잠깐씩 들려 점검만 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공직사회 주변에서는 손님이 찾아왔다는 이유로 비상훈련을 총괄해야 할 고위 책임자가 유흥주점을 찾은 사고부터가 무사안일한 자세라고 비판하고 있다.
군청 모 공무원은 "을지훈련이 전시에 대비한 훈련인 상황에서 비상근무를 총괄해야 할 부군수가 실무자들을 격려하며 함께 근무해야지 손님이 찾아왔다는 것을 이유로 음주를 즐겼다는 것은 본인의 위치를 망각한 행동"이라며 "먼저 공직기강을 솔선수범해도 하위직 공무원들이 따를까 말까하는 상황에서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처사"라고 성토했다.
또한 박 부군수의 이 같은 처신은 종합상황실장으로 을지훈련에 참가중이던 강원도 고성군 모 간부공무원이 위문온 단체 임원들에게 훈련내용을 설명하던 중 쓰러져 사망한 사례와 비교할 때도 사뭇 대조적이라는 후문이다.
일선 공무원들에 대한 공직기강 확립 요구보다 간부공무원부터 솔선수범하는 자세가 절실하다는 지적이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