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마지막까지 고향 바다 지키며 살것이여

경로당 탐방 171 / 상정경로당 <염산>

2009-02-05     영광21
설명절을 보내기 위해 고향을 찾았던 향우들이 생업을 위해 각자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향해 길을 나서는 자녀들을 배웅하는 어르신들의 모습을 보며 도착한 염산면 두우2리 상정경로당(회장 김군성).

“우리 마을 경로당은 지대가 높은 곳에 위치해 있어서 올라오기가 힘들었을 것인디 찾아줘서 고맙네”라며 일행을 부모님의 품처럼 따뜻하게 맞아주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인상 깊었다.
김군성 어르신의 안내에 따라 들어선 방안에서는 주민들의 웃음소리로 활기가 넘쳤다. 때마침 일행이 찾은 날은 다름 아닌 경로당 청소를 위해 마을주민 모두가 팔을 걷어 부치고 청소에 여념이 없었다.

상정경로당은 지난 2005년 20여평 규모로 지어졌고 20여명의 경로당 회원들이 서로간에 근황을 물으며 정감 넘치는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사랑방 같은 역할을 하고 있다.
“우리 마을은 윗 ‘상’자에 바를 ‘정’자를 쓰고 있으며 옛날 어르신들 말씀에 의하면 땅 면적이 넓어 ‘상정마을’이라고 칭해져 현재까지 불려지고 있다”고 마을유래를 설명한 경로당 회장 김군성 어르신은 “주민 모두가 순박하고 정이 많은 사람들로 구성돼 서로를 존중하기에 불편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상정경로당 또한 다른 경로당과 마찬가지로 정부지원금, 마을 출신 향우들과 주민들이 틈틈이 모은 마을 자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워가고 있어 운영에 있어 별다른 어려움이 없어 보였다. 이곳은 또 매년 정월대보름 행사 때 마을 평화와 주민들의 건강을 기원하는 농악제를 지내고 있다.

특히 이곳은 지난 2006년 전남대병원과 자매결연을 맺어 매년 여름방학이면 학생들이 마을을 방문해 바쁜 농촌일손도 돕고 각종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어 위안이 되고 있다.
“우리들은 경로당에 나오면 그간 나누지 못했던 대화도 정감 넘치게 나누며 윷놀이, 농악연습 등을 하면서 즐겁게 보내기에 하루가 어떻게 가는지도 모른당께”라고 말하는 어르신들.

이들은 또 “우리의 소중한 문화유산인 농악을 배워 대를 이을 수 있는 후손들이 없어 안타깝다”며 “자라나는 후손들이 농악을 배워 계승해 발전시켰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을의 한 어르신은 “올해는 노인들을 위한 많은 일자리가 있었으면 한다”고 전했다.
“우리가 떠나면 고향 바다는 누가 지킨당가. 우리들이 젊어서 물질하며 생활한 곳인디 쉽게 떠날 수 있당가. 그래서 우리들은 삶의 터전이나 다름없는 바다를 떠날 수 없제” 라고 말하는 어르신들 모두가 올해도 건강하길 기원해 본다.
강기원 기자 kkw7127@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