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에 맞는 소규모 다기능 통합복지시스템 필요

다양한 가족문화 인정·경로당 등 유휴공간 활용한 공동체활동 프로그램 비치

2009-02-19     영광21
■ 농촌지역 주민의 생활실태와 욕구에 관한 조사연구 ③

다음 글은 백수읍 동학구 5개 마을(장산리, 구수리, 길룡리, 천정리, 논산리) 총 200가구를 대상으로 영산선학대학교 학술연구비에 의해 윤금희(영산선학대 사회복지학) 교수를 중심으로 ‘살고자픈 영산마을’ 이태옥(아동복지센터 민들레) 센터장과 김선명(원불교영산교당) 교무가 실시한 농촌지역주민의 생활에 관한 기본욕구 조사내용을 요약한 것이다.
연구의 목적은 농촌지역주민의 생활실태 및 삶에 대한 욕구를 파악함으로써 욕구에 맞는 보건/복지프로그램개발과 동시에 농촌지역특성에 적합한 주민복지 정책 대안마련을 위한 기초자료제시 역할이다. 본지는 본 연구를 3회에 걸쳐 발췌 게재한다. / 편집자주

백수읍 동학구 5개 마을을 중심으로

④ 가족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
오늘날 농촌의 가족 형태는 대가족에서 핵가족으로의 변화가 중심을 이루고 있지만 그 외에도 가족의 형성 내용을 보면, 조손가족, 다문화 가족, 고령의 부부가족, 독거노인, 고령의 부모와 미혼자녀(남성)가족, 한부모가족 등 다양한 가족 형태로 변화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농촌사회의 다양한 가족변화에 대한 정책과 지원방법들이 만들어져야 한다. 예를 들면 손자녀의 양육을 맡은 조부모에게 교육·복지적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 초등학교 분교 교육의 양적/질적 확대와 아동복지시설 및 종교단체 등을 활용한 교육도우미 사업 등의 교육, 복지환경을 조성한다. 또한 다양한 가족문화를 인정해 지역사회가 아이들을 키우는 문화적 운동이 필요하다. 그리고 재가복지서비스의 양적/질적 확대를 통해 가족들의 간병 및 요양에 대한 부담을 줄여 가족과 함께 또는 평생 살아왔던 자신의 지역에서 삶을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⑤ 주민들의 정서적 지원을 통한 삶의 질 향상
마을이장을 위원장으로 해 부녀회, 청년회 등 가족 모두를 포함시켜 <마을 지킴이대>를 창설해 외로움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고령의 부부, 또는 독거노인과의 의형제자매, 의부모, 의손자녀 등의 결연사업을 통해 매일 안부전화 걸기, 여행함께 하기 등의 시스템을 마련한다.

또한 마을에 위치한 경로당 및 종교시설 등의 유휴공간을 이용해 월 2회 이상 영화상영 및 공동작업 등의 공동체활동 프로그램을 운영해 치매 또는 뇌졸중 등으로 거동이 불편해 타인의 도움이 필요한 주민을 위해서 경로당 등을 활용해 행정과 마을이 공동투자하는 ‘제3섹터 형식 마을재가복지센터’를 개설해 방문요양, 방문목욕, 방문간호, 주·야간 보호, 단기보호 등의 복지서비스 시스템을 마련한다.

⑥ 통합복지시스템 구축(운영상 패키지형 농촌형 소규모 다기능 종합복지관)
농촌 복지문제가 최근 더욱 악화돼 사회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첫째, 농촌의 공동화와 이로 인한 복지시설 운영과 인력 공급에 어려움이 가중되고 둘째, 민간 복지시설이 경영상의 이유로 농촌에 위치하기를 꺼려하며 셋째, 정부나 지방자치단체가 적극적으로 농촌주민의 복지를 위한 노력에 나서지 않고 넷째, 대다수의 농민이 영농활동에서 적정한 소득을 보장받을 수 없고, 농외소득기회 또한 크게 제약을 받고 있음에서 그 원인을 찾을 수 있다(최영창/김성수, 2001 : 263). 따라서 농촌지역 주민들의 사회복지서비스의 확대와 실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현행 아동/장애인/노인 등 대상자별 별도 운영되고 있는 서비스 전달 시스템 개선이 필요하다.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서비스 제공 기관이 필요하다. 생활입소시설이 아니더라도 이용시설의 경우에도 아동은 아동시설을, 장애인은 장애인시설을, 노인은 노인시설을 각각 입소/이용하게 돼 있다. 또한 이러한 시설을 설치하기 위해서는 최소 수억원에서 수십억원의 재원이 필요하게 된다.

물론 인구가 많은 도시지역에서는 이처럼 많은 재원을 들여 서비스제공 기관을 마련해도 이용자가 많기 때문에 효율적인 운영이 가능하다. 그러나 농촌지역은 사정이 다르다. 도시에 비해 의료 및 복지시설, 편의시설, 소득창출을 위한 산업기반시설은 절대적 부족인 반면 본 조사에서도 나타난 결과처럼 경제적 어려움, 질병, 노인인구증가에 따른 각종 문제, 자녀교육 문제 등이 복합적으로 해결되지 않은 채 생활이 이루어지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생활의 고통은 더하다고 할 수 있다.

농촌지역 주민도 도시지역 주민과 어느 정도 형편성이 맞는 의료 및 복지서비스를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국민의 권리이다. 각종 기반을 충족시켜야 하는 기본적인 이유일 것이다. 그러나 농촌 인구는 점점 줄고 있다. 도시와 같이 수억원 또는 수십억원의 재원을 들여 시설을 만들어 운영한다면 그 재원 감당은 결국 농민들 자신에게 돌아와 이중고를 겪게 될 것이다.

따라서 농촌지역에서는 모든 주민을 대상으로 통합적인 서비스 전달이 가능한 농촌지역에 맞는 통합복지서비스 전달 시스템 개발이 시급하다. 예를 들면 생활권역을 중심(5개 마을 단위)으로 한 장소에서 성격이 다른 보건/복지서비스가 제공될 수 있는 농촌형 소규모 다기능 종합복지관을 설치해 농촌지역 주민의 욕구를 발견하거나 충족시킬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지원하는 것이다. 이때의 운영방식은 대상별이 아닌 ‘패키지형’으로 운영돼야 한다.
윤금희 교수 / 영산선학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