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가마 은행 따는 수렴을 안고 있는 산
양평의 명산 용문산
2009-02-27 영광21
용문사의 자랑인 1,200년의 은행나무를 구경하고 양평의 상징인 용문산 산행까지 곁들인다면 그 어느 코스보다 깊은 추억을 만들수 있는 산행의 코스가 될 것이다. 산행은 일주문을 시작으로 보현교를 거쳐 10분 정도 오르면 천년고찰 용문사가 있고 앞을 가로막는 수령 1,200년이 넘는 은행나무가 있다. 높이 61m, 둘레 14m의 은행나무는 천연기념물 제30호로 지정돼 있으며 매년 30가마의 은행을 딴다고 한다.
신라가 망했을 때 금강으로 가던 마의태자가 심었다는 은행나무의 전설속에는 의상대사가 지팡이를 꽂아 놓은 것이 뿌리를 내려 컸다는 설도 있다. 용문사는 신라 진덕여왕때 원효대사가 세운 사찰이지만 임진왜란때 전소됐다가 1984년 복원됐다고 전한다.
용문산 등산은 정상 일원이 6·25전쟁 이후부터 민간인 출입금지구역으로 묶여 있어 정상에 오르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지만 양평의 상징적인 명산답게 설악산 장릉을 연상시키는 암릉도 있고 오랜 세월 눈바람을 이겨낸 노송도 있고 산책로도 있으며 세미클라이밍 지대도 있다.
용문산 산행은 제1코스로 용문사에서 북서쪽으로 패어 들어간 계곡간의 용각바위, 마당바위 코스가 있고, 제2코스는 용문사에서 서쪽으로 능선위의 상원암, 윤필암터 코스가 있다. 또 하나의 코스를 생각하다면 정상과 불과 100m 거리를 둔 해발 1,050m 높이인 석문가협치까지 오르는 코스도 있다.
산꾼은 어느 곳을 가도 내 집이고 내 고향일 뿐이다. 어느 사찰을 들려도 고향으로 느껴진다. 내가 찾은 용문산 용문사는 그 어느 곳보다 따스하고 포근함을 느끼는 곳으로 잊어지지 않는다.
밤에 내놓은 노승의 접대속에 은행은 또 하나의 인간미를 느끼게 하는 듯 하였다. 밤을 세고 날이 밝아 스님과의 인사속에 떠나는 산꾼은 1,200년의 은행나무 앞을 지날 때 나를 보고 무어라고 손짓을 했을까. 내 자신은 더욱 짐이 무거워진 것 같다. 아름다운 산을 더욱 사랑한다고 했을까? 아니면 잘가라고 했을까? 뒤돌아보지 않고 배낭을 메고 산에 오른다.
용문사 주차장을 기점으로 용각바위를 거쳐 마당바위를 지나 920m봉을 거쳐 전망바위에 오른 다음 용문을 지나면 1,157m 용문산 정상이다. 여기까지 산행거리는 약 9㎞로 5시간 정도 소요되며, 전망바위에서 계속 남동릉을 타고 상원사를 경유해 연수리로 하산한다면 약 10㎞로 6시간 안팎이 걸린다.
< 등산 코스 >
▶ 제1코스 : 주차장 ~ 일주문 ~ 용문사 ~ 용각바위 ~ 마당바위 ~ 920m봉 ~ 전망바위 ~ 용문산 정상 ~ 왕복 회귀산행 = 약 9㎞, 4시간30분~5시간 소요
▶ 제2코스 : 주차장 ~ 용문사 ~ 삼거리 ~ 심원사 ~ 윤필암터 ~ 전망바위 ~ 정상 ~ 용문 ~ 용문봉 ~ 용각바위 ~ 용문사 ~ 주차장 = 약 10㎞, 6시간 ~ 6시간30분 소요
김 종 일 / 서해산악회 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