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스로 자립하는 노인회로 황혼 가꾼다
경로당 탐방 177 / 남성경로당 <대마>
2009-03-19 영광21
화평1리 또한 여느 농촌마을과 마찬가지로 들녘에서는 농부들이 농사를 준비하기 위해 매우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다. 이제 막 갈아엎어 놓은 대지의 황토흙 냄새와 논밭에 뿌려놓은 갖가지 비료 냄새가 일행의 코끝을 자극했다.
“우리 마을은 보잘 것 하나 없는 마을인디 이렇게 찾아줘서 정말로 고맙네. 오늘 여그 오느라고 아침도 못 먹었제. 우리가 준비한 딸기 하나 먹어볼란가”라며 정성스럽게 준비한 다과로 반갑게 맞아주는 어르신들의 모습이 따뜻하게 느껴졌다.
주민들과 회원들의 만남의 장소인 남성경로당은 1989년 25평 규모로 지어졌고 40여명의 회원들이 모여 정감 넘치는 대화를 나누며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되고 있다.
남성경로당은 주민들 모두가 장수하라는 의미에서 남쪽 남(南) 이룰 성(成)자를 따 경로당 명칭으로 불려지게 됐다고 한다.
“우리 마을은 병자호란 때 박씨 일가가 피난와 정착하면서부터 ‘남성마을’이라고 불려지고 있다”며 마을 유래를 설명한 경로당 회장 박종현 어르신은 “주민 모두가 어렵고 힘든 일이 있을 때마다 서로 돕고 있어 불편없이 생활하고 있다”고 말했다.
남성경로당은 회원들이 십시일반으로 모은 회비와 폐품수집활동으로 얻어진 수익금으로 부족한 부분을 채우며 어려움을 덜고 있다.
남성경로당은 1989년 현재 위치한 경로당 옆에 지어져 낡고 오래돼 지난 1998년 신축·이전해 운영되고 있다.
이곳은 유능한 인재를 배출하고 있어 주민들의 자부심이 크다. 하지만 대부분의 회원들이 관절염, 고혈압, 당뇨 등 질병을 앓으며 생활하고 있어 마음을 안타깝게 했다.
회원들은 “노인들이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행복한 노후를 즐길 수 있음에도 정부와 지자체에 의존하는 생각을 하고 있어 안타깝다”며 “이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바로잡을 수 있도록 홍보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들은 또 “노령연금법 절차가 까다롭고 자주 변경돼 혼란스러워 정부가 노인들을 위해 기준을 정확히 해 혜택을 볼 수 있도록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마을의 한 어르신은 “매년 여름철이면 마을에서 후손들과 노인들을 위해 한글과 한문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해가 갈수록 인구가 감소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우리는 항상 긍정적인 마음으로 생활하고 있어 마음만은 젊은이들 못지 않제”라고 말하는 어르신들 모두가 건강한 노후를 보내길 희망해 본다.
강기원 기자 kkw7127@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