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려한 암봉과 기암 품은 의병장 이강년 선생 탄생지

계곡과 수려한 암봉군락 가득한 둔덕산

2009-04-02     영광21
대야산에서 조항산을 거쳐 청화산을 넘어오는 길목에 한 민박집 아주머니에게 이야기를 듣는다. ‘여기 고을의 역사가 있는데 고생끝에 그냥 가시렵니까?’라며 경상도 말로 시끄럽게 이야기한다.

2박3일의 일정을 정리했지만 70세가 넘은 아주머니 이야기속에는 무언가 역사가 숨어있지 않겠느냐는 마음으로 우리는 다시 이곳에서 1박을 했다.
둔덕산(969.6m)은 대야산 남쪽 밀재와 고모치 사이 867m 봉에서 동쪽으로 가지를 친 능선상의 최고봉으로 구한말 경상도 충청도 강원도 일원에서 전국 도창의 대장으로 의병활동을 하다 순국한 ‘운강 이강년’ 선생의 탄생과 관련이 있는 산이다.

운강 선생은 둔덕산이 남쪽으로 올려다 보이는 완장리에서 1858년 12월30일 태어났다고 한다. 선생이 태어나기 사흘전부터 둔덕산이 웅웅 소리를 내며 울었으나 선생이 태어나자 그 울음소리가 그쳤다고 한다. 운강 선생의 생가터 완장리 96번지 8,000여평의 부지에는 2002년 4월 선생의 기념관이 건립돼 있으며 지방문화재로 지정돼 있다.

둔덕산 산행코스는 대야산 들목과 같다. 벌바위 매표소에서 식당가를 지나 돌마당 식당까지 간 다음 계류를 건너면 가리막골 코스와 대골코스가 있는 갈림길이다.
삼거리에서 계속 가리막골쪽으로 20여분 올라가면 40여평이 넘는 공터를 만난다. 공터를 지나면 길은 좁아지고 숲속으로 산길이 이어진다. 산죽군락 산길을 따라 15분 더 오르면 돌밭길이다. 가파라지는 돌밭길을 20분 더 오르면 다래나무 숲길이다.

이어서 가파른 길은 계속되고 키작은 나무들 사이로 지그재그 30여분 오르면 주능선 삼거리에 서게 된다. 삼거리에서 동쪽으로 15분 거리에 이르면 둔덕산 정상이다. 둔덕산 정상에는 삼각점(속리 805)이 있다. 그리고 그 옆에 정상 표지석이 있다.

정상의 풍광은 장쾌하다. 스크린의 파노라마처럼 북서쪽은 용추골 ~ 대야산이 마주 보이고 오른쪽으로는 촛대골 ~ 불란치재 ~ 곰넘이봉 ~ 버리미기재 ~ 장성봉 ~ 악희봉 ~ 구왕봉 ~ 희양산 ~ 백화산이 펼쳐진다. 백화산 너머로는 조령산과 주흘산도 보이고 오른쪽 머리위로는 운달산이, 조금 멀리에는 묘적봉과 소백산도 시야에 들어온다.

하산은 서쪽 975m봉 마귀할미통시바위를 경유해 월영대로 하산하는 원점회귀행 코스가 인기있는 코스다. 정상에서 올랐던 길을 역으로 10분쯤 내려서면 삼거리로 되돌아온다. 여기서 서쪽 능선길을 타고 15분쯤 더 가면 957m봉에 이르고 수천평이 넘는 억새군락지다. 억새밭을 지나 약 25분쯤 진행하면 이정표가 있다. 둔덕산 0.5㎞라 적혀 있는 삼거리에서 남쪽 갈림길은 죽문리나 궁기리로 내려가는 길이다.

안내판에서 계속 백두대간 방면으로 25분 더 가면 다시 삼거리길이다. 여기서 용축골 월영대 대골로 가는 길을 따라 직진하면 손녀마귀통시바위가 나타나고 이어서 암릉코스가 시작된다. 여기 이정표에는 마귀할미통시바위 30분, 둔덕산 1시간이라고 적혀 있다. 안내판을 뒤로 하고 12분쯤 진행하면 몸통 하나 겨우 빠져 나갈 수 있는 굴바위가 나타난다. 왼쪽으로 우회길도 있다. 굴바위를 빠져 나와 전망바위로 올라서면 마귀할미통시바위를 떠받고 있는 기암절벽이 마주 보인다.

전망바위를 지나 약 40분 암릉지대를 넘어서면 마귀할미통시바위 위에 서게 되고 다시 15분쯤 내려서면 밀재 1시간20분, 월영대 4㎞라 적혀 있는 안부에 서게 된다.
여기에서 10분 더 내려서면 백두대간상의 867m봉을 만나고 여기에서 밀재까지는 1.5㎞로 약 1시간이 소요된다. 다시 여기에서 용추골 월영대까지는 40분, 월영대에서 용추골 20분, 이어서 10분 더 진행하면 대야산장 주차장이다.

< 등산 코스 >
대야산장 ~ 가리막골 ~ 주능선 삼거리 ~ 957m봉 ~ 손녀마귀통시바위 ~ 마귀할미통시바위 ~ 월영대 ~ 용추 ~ 대야산장 = 약 12㎞ 6시간 ~ 6시간30분
김 종 일 / 서해산악회 전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