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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책을 읽자 17 - 우리아이 그림책과 함께!
2009-04-09 영광21
“참 나, 어처구니가 없어서 말이 다 안나오네…” 저자 박연철은 어처구니를 생각 밖으로 엄청나게 큰 사람이나 물건을 뜻하기도 하지만 궁궐 추녀마루 끝자락에 있는 흙으로 만든 조각물을 일컫기도 한다. 이 조각물은 잡상(雜像)으로 우리나라 궁궐이나 도성 성문에 3개에서 11개까지 별다른 순서없이 남아 있어 못된 귀신으로부터 궁궐 사람들을 지키려고 만들어 졌으며, 오래 전 중국 당 태종의 꿈속에 밤마다 나타나는 귀신을 쫓기 위해 병사를 지붕위에 올린 데서 유래됐다고 소개하고 있다.
한편 사람들을 괴롭히는 또다른 못된 귀신이 있었으니 그 이름은 ‘손’이다. 임금님은 어처구니들에게 열흘 안에 ‘손’을 잡아오면 죄를 용서해 주겠다고 한다. 이구룡, 저팔계, 손행자, 사화상, 대당사부는 각자의 재능을 살려 손을 잡기위해 궁리를 하는데…. 과연 어처구니들은 ‘손’을 잡았을까?
어처구니들의 장난스럽고 익살스러운 표정과 몸짓을 각각의 개성에 맞게 잘 나타냈다. 아이들과 그림책 속배경 속에서 고구려 벽화와 단청무냥, 청동그릇 등 우리나라 전통요소를 찾아보는 재미도 있다. 또한 다섯 방위색을 상징하는 청(靑), 백(白), 적(赤), 흑(黑), 황(黃)색이 조화롭게 잘 이뤄져 있다.
장난끼 많고 익살스러운 어처구니를 닮은 우리 아이들과 꽃비가 내리는 꽃길 따라 봄 햇살 받으며 고궁이나 선사에서 어처구니를 만나보자.
지선아 <동화 구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