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일하며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싶어요”

누엔녹헌 <베트남 이주여성>

2009-05-21     영광21
우리나라 남성들과 결혼하는 이주여성들이 점차 늘고 있으며 영광지역도 예외는 아니다.
외국에서 시집온 여성들의 올바른 정착을 돕기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이 실시되고 있는 가운데 지난 2월부터 영광군새마을회가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를 전남도로부터 지정받아 위탁운영하며 관내에 거주하는 다문화가족들의 종합복지를 담당하고 있다.
이곳에서 실시하는 사회적일자리사업에 참여하고 있는 누엔녹헌(24)씨. 자그마한 키에 앳된 얼굴로 나타난 그는 외국인이라는 느낌보다는 우리나라 어린신부의 모습으로 친숙하게 다가왔다.

군청에서 일용직으로 일하는 남편과 결혼해 두살박이 딸을 두고 있는 누엔녹헌씨는 베트남에서 시집온 지 이제 2년5개월.
한국생활에 적응하기에는 아직 짧은 기간임에도 그는 한국말을 또박또박 잘했다.
베트남에서 장사를 하는 부모아래 2남1녀중 큰딸인 누엔녹헌씨는 “먼저 한국으로 시집온 친구가 한국이 좋은 곳이라고 소개해 한국사람을 만나 결혼하기로 결정했다”며 “처음에는 말이 통하지 않아 불편하고 힘들었지만 지금은 잘해 주는 남편이 있고 일도 할 수 있어 행복하다”고 전했다.

결혼해 함께 살던 누엔녹헌씨 시어머니가 얼마전 세상을 떠났다. 말이 통하지 않아 원활한 대화는 어려웠지만 누엔녹헌씨를 친딸처럼 다정하게 대해줬던 시어머니가 사망하자 그는 무척이나 슬프게 울어 주변사람을 감동시켰다고 한다.
결혼해 모든 것이 낯설고 정 붙일곳 하나없는 타국에서 따스함을 보여준 시어머니를 누엔녹헌씨는 진실한 마음으로 사랑했던 것이다.

평소 밝고 예의가 바른 누엔녹헌씨는 가족과 친지는 물론 한글과 한국문화를 배우고 일자리에 참여하기 위해 매일 마주하는 센터직원들과 다른 이주여성들에게도 항상 친절해 귀여움을 차지하고 있다.

며칠전 지나간 스승의 날에도 한글지도와 일자리를 추천해 준 담당자들에게 정성이 듬뿍 담긴 선물을 전달해 칭찬이 자자했다.
이렇게 한국생활을 예쁘게 적응해 나가고 있는 누엔녹헌씨는 이달초 열린 함평나비축대축제 다문화음식경연대회에도 출전, <월남쌈밥>을 출품해 장려상을 수상하며 실력을 과시했다.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과 친척들이 우리 민희를 많이 보고 싶어해요”라며 고향에 대한 그리움을 내비치는 누엔녹헌씨.
그는 결혼후 아직 한번도 가보지 못한 베트남을 사랑하는 남편과 딸을 데리고 방문할 날을 기다리며 착한 마음으로 한국에 정착해 가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