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갈라놓은 소중한 사람들에 대한 추억

그림책을 읽자 24 - 우리아이 그림책과 함께!

2009-05-31     영광21
● 나비 엄마의 손길(크리스티앙 볼츠 글·그림/이경혜 번역/한울림어린이)

아빠와 아들이 다정하게 꽃밭을 가꾸는 모습은 평화롭다. 밭을 일구는 아빠와 아들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는다. 행복한 일상을 보내고 다정한 부자의 모습은 따뜻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들에게는 사랑하는 아내이자, 소중한 엄마는 없다. 죽음이라는 무겁고 철학적인 주제이지만 아빠와 아들과의 대화에서 소중한 사람을 그리워하는 마음은 죽음으로 눈앞에 보이지는 않지만 평상시와 다름없이 우리 곁에 함께하고 있음을 일깨우고 있다. 정말 소중한 것은 마음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가는 아들의 천진함에 코끝이 찡해 오기도 한다.

프랑스에서 주목받고 있는 크리스티앙 볼츠는 풍부한 상상력으로 우리 생활속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들을 사용해 개성 넘치는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나비 엄마의 손길>에서 보여주듯 철사, 천, 흙, 단추, 깡통, 나뭇가지 등 재활용품을 이용한 표현기법은 입체적이고 동적이다. 또한 엄마를 그리워하는 장면에서 엄마의 모습을 선으로 그려 보이지 않지만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이 무엇인지 아이들에게 쉽게 설명하고 있다.

“우리 엄마는 꽃을 무척 사랑하셨어. 그래서 예쁜 나비가 된 거야.”
죽음은 영원히 잊혀지는 것이 아니다. 슬픔으로 아파하기보다는 소중한 사람들이 추억하고 그리워하는 한 항상 우리 곁에 있음을 믿는다.
지선아 <동화 구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