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재한 마을 주민화합으로 발전 도모한다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⑧ 백수읍 지산2리 대병연 이장
2009-09-03 박은정
김장철부터 출하될 키가 제법자란 대파밭에 마을 아낙들이 모여 풀을 메고 있고 그 옆 고추밭에서는 붉은 고추수확이 한창인 백수읍 지산2리.
75가구에 16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지산2리는 터진개, 염소, 서봉, 구동 등 4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돼 있다.
마을이 길게 늘어지고 뚝뚝 떨어진 탓에 행정에서 시달한 사항이나 마을회의 등을 여는데 적잖은 어려움이 따르지만 묵묵히 맡은 일에 최선을 다하는 대병연(55) 이장.
이곳에서 나고 자란 대병연 이장은 70년대 중반 마을을 떠나 객지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했다. 이름을 말하면 바로 알아차릴 대기업에 근무했던 대 이장은 과중한 업무와 아래 직원들을 관리해야 하는데 따른 스트레스로 사직하고 2003년 귀향했다.
직장생활을 하던 부산에서 만나 결혼한 아내와 4,000여평의 농사를 짓고 있는 대 이장은 나름의 직위와 명예를 포기하고 고향에 묻혀 주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대 이장은 “며칠전 견우와 직녀가 1년에 한번 만난다는 칠월칠석 주민들이 모두 모인 가운데 경로위안잔치를 열었다”며 “평소 마을주민들이 쉽게 버리는 농약병, 폐비닐, 고물 등을 모아 얻은 수익금으로 잔치를 열고 마을자금을 만들어 가고 있다”고 전했다.
벼와 청보리, 대파, 고추 등의 농사를 지으며 생활하는 지산2리 주민들은 산재한 마을 탓에 서로간에 서먹서먹하게 지내며 살아왔다. 하지만 대 이장이 이장을 맡고 부터는 주민간에 화합이 잘되는 등 마을이 변모해 주민들이 기뻐하고 있다.
마을주민들은 눈으로 보이는 유형적인 것보다 밖으로 드러나지는 않지만 이장의 자상함과 주민간의 단합을 가장 큰 자랑거리로 말했다.
이장으로서의 앞으로의 마음
대 이장은 “30년 넘게 객지에서 생활하다 왔음에도 어린 시절과 같은 정을 베풀어 주시는 주민들이 한없이 감사하다”며 “부족함이 많은 저를 이장으로 뽑아 믿고 일을 맡겨 주신 주민들의 따뜻한 마음에 보답하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지산2리는 3년전까지 돼지를 사육하다 폐쇄됐던 양돈장이 다시 새 주인을 만나 축사의 기능을 되찾으려 해 주민들이 불안해 하고 있다.
대 이장을 비롯한 주민들은 “얼마전까지 마을 가까이 양돈장이 있어 악취 등으로 어려움이 많았다”며 “행정담당자가 현장상황이나 주민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려 주민의 언성을 사는 일이 발생되지 않게 각별한 관심을 가져주길 바란다”고 전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조용하고 차분한 인상이 얌전하게 일을 처리해 나갈 것 같은 대 이장.
“본이 아니게 여러 일을 맡다보니 아무래도 시간을 많이 뺏기고 가장 소중한 이장 일을 소홀히 하게 될까봐 걱정이 앞선다”며 “지금까지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면 넓은 아량으로 이해해 주시길 바라며 남은 임기동안 어르신들을 공경하고 주민간의 화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는 대 이장.
그는 주민의 한사람으로 깊이 마을을 사랑하고 있었고 주민들도 한없이 아끼고 있는 지킴이로 고맙게 돌아와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