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파리 떼로 힘겨운 어장, 만선의 기쁨이 찾아오길 희망”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⑨ 낙월면 상낙월리 송용철 이장

2009-09-11     박은정
낭만이 가득했던 여름바다가 추억의 저편으로 제 몸을 감추고 있는 낙월면 상낙월리.
저물어 가는 여름해가 물빛을 푸르게 물들이고 있는 상낙월리는 300여주민이 살고 있는 섬지역이다.
이곳에서 나고 자라 섬을 한번도 떠나지 않고 살고 있는 송용철(56) 이장. 그는 2년째 이장을 맡고 있다. 슬하에 1남1녀를 두고 부인과 어장을 하며 살고 있는 송 이장은 새우잡이가 주업인 주민들을 대표해 불철주야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부드러운 작은 모래알로 이뤄진 해수욕장과 완만한 경사로 이뤄진 청정해역이 일품인 상낙월리는 가족과 친구끼리 피서하기에 아주 좋은 곳이다. 특히 올해는 해수욕장 주변에 잔디를 깔고 꽃길을 조성하는 등 경관이 아름답게 조성돼 방문하는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송 이장은 “길고 무더웠던 올 여름에는 많은 피서객이 낙월을 다녀갔다”며 “지난해 12월 달바위(팔각정)에서 관내 기관·사회단체장과 주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무연고자 위령비 제막식을 가졌다”며 “태풍으로 숨진 유골을 발굴해 목포 보현정사 봉안시설에 안치하고 위령비를 건립해 영령들을 위로한 것은 주민들의 뿌듯함이 되고 있다”고 보람을 덧붙였다.

이장으로서의 앞으로 역할
“텃밭을 조금씩 가꾸는 것 외에는 농사가 전혀 없고 어업으로 생계를 유지하다보니 해상의 변화에 따라 주민들이 생활도 변화무쌍하다”고 말하는 송 이장.
그는 “어업을 하다 보니 농촌지역과 다르게 30~50대까지 젊은 주민들이 비교적 많은 편이고 고향을 떠나 생활하던 사람들도 종종 귀향해 기쁨을 더하지만 도서지역이라는 한계를 벗지는 못한다”며 “주민을 대표해 활동하는 동안 최선을 다하고 특히 어렵고 불편한 곳을 찾아 더욱 앞장서겠다”고 전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상낙월리도 지난 7월부터 해파리 떼가 대거 출현하며 육젓의 주재료인 젓새우를 죄다 먹어치우고 그물 피해도 만만치 않아 최근 아예 조업을 중단한 상태다.
송 이장은 “그야말로 바다가 해파리 아수라장으로 변한 상황속에 주민들은 인천해역까지 가서 새우를 잡고 있다”며 “일반적으로 농사를 지으면서 자연재해 등을 입었을 때는 국가에서 보조를 해주면서 이 같은 속수무책의 해파리공격에 대해선 아무런 대책이 없다”고 토로했다.
송 이장은 “정부에서 어민들의 참혹한 현실을 파악해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 주길 바란다”며 “특히 행정에서도 담당구역의 애로를 청취해 신속한 방법모색을 강구하길” 희망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청정해역인 칠산어장의 상낙월 바다에서 잡히는 새우는 회백색을 띠며 윤기가 흐른다. 이를 5~6월에 잡아 염장한 오젓과 육젓은 뒷맛이 개운하고 담백하기로 소문나 있다.
“멍텅구리배로 유명한 낙월에선 오랫동안 새우잡이로만 주민들이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며 “해파리 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주민들이 하루빨리 안정된 조업으로 만선의 기쁨을 누리길 소원한다”는 송 이장은 짙은 검정색을 띠며 강도가 다이아몬드 다음으로 높다는 해안가 묵석처럼 듬직하게 주민 곁을 지킬 것을 약속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