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연 우리경제는 회복되고 있는가?

기고 / 정병희 홍농농협 전 조합장

2009-09-17     영광21
지난해 하반기 미국에서부터 시작된 사상 유례없는 금융위기는 전 세계를 뒤흔들어 엄청난 시련과 경제적 혼란을 야기한 가운데 유동성 공급에 혈안이 됐던 세계 각국이 최근 예상 밖의 기업실적 호조에 힘입어 경제가 생각보다 빨리 회복될 수 있다는 조심스런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IMF도 국내 경제 성장률을 올해 초 -4.0%에서 최근에는 -1.8%로 상향조정하고 있어 우리경제가 다른 나라보다 더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하지만 과연 우리 경제는 회복을 위한 발돋움을 하고 있는 것인지 정말 감이 잡히지 않고 어리둥절 하기만 하다.

참으로 경제가 회복되고 있다면 경제위기의 진원지 미국 공개사장위원회는 왜 연말까지 출구전략을 시행하지 않겠다고 하는지, 또한 금융권의 잠재부실이 아직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신중론을 강조하고 있는지, 그 배경과 이유를 우리도 깊이 있게 생각해 봐야 한다.

더욱이 국내 경제 여건도 마찬가지다. 2006년부터 분기당 100억 달러씩 증가해 지난해 1,000억 달러에 육박한 우리나라 금융권의 해외차입과 아울러 우리경제를 주도하고 있는 부동산시장의 버블(Bubble : 거품)이 과연 진정됐는지, 자세히 살펴보면 우리에겐 현재까지도 해결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시점에서 출구전략을 논의하는 것 자체가 자칫 인플레이션과 물가인상 등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어 우려되는 바가 크다.
무엇보다 유동성 흡수, 금리인상과 같은 출구전략 시점에서 잠재된 국내 위험요소중 가장 불안한 것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부동산 담보대출이다.

지금까지는 세계 각국이 저금리 정책을 추진해 왔기 때문에 국내 금리도 계속 낮게 유지함으로써 우리 부동산 시장이 그런대로 지탱해 왔지만 다른 나라의 출구전략은 우리의 여건과 상관없이 어느 시점에서는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

특히 대출금리 인상과 경제위축에 따른 소득감소는 부동산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는 또한 내수시장의 불안정으로 귀결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여진다. 그렇게 될 경우 앞으로 경제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더 느리게 회복될 수도 있다.

지금은 경제회복을 위한 현실적이고 구체적인 정책을 하나 챙기면서 유동성 확보와 출구전략 시점에 대한 신중한 검토와 종합적인 대응이 정말 필요하다고 판단된다.
더욱이 최근 국내 부동산 가격이 꿈틀거리고 주가 역시 상승기류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소비자 심리지수가 100을 상회하는 등 우리경제가 사실 활력을 되찾는듯 하지만 우선 가계부채의 급증과 기업의 소극적인 투자, 금융기관의 대출규제 그리고 국제유가의 계속적인 상승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다.

출구전략의 성급한 조치는 현명한 시책추진이 아니라고 판단돼 이명박 대통령도 출구전략은 내년도 상반기에나 검토해 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하면서 그동안 신중한 대응을 주문한 것도 이를 더 이상 거론하지 않도록 하는 경고차원의 언급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