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망 갖춘 배려 깊은 공직자·향토사 연구자

이병균 / 전 군남면장

2009-10-01     박은정
풍성한 들녘을 시샘하듯 가을비가 내렸다. 하지만 비가 걷힌 높은 하늘아래 들녘은 알찬 결실이 가까이 다가오며 1년간 수고한 농부들의 기쁨이 되고 있다.
익으면 저절로 고개를 숙이는 벼의 겸손함처럼 옛 선비의 덕망을 갖추고 영광의 향토사 연구에 열중하고 있는 이병균(74)씨.

1982년부터 1993년까지 11년간 군남면장을 지낸 그는 퇴임후 고향인 군남면 동간리 서편마을에 머물러 지역을 돌아보고 있다.
군지편찬위원을 비롯한 대한노인회 영광지회 부회장, 경기도 광주이씨 광주·전남종친회 부회장 등을 맡아 지역과 문중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이 씨는 일상을 부지런하게 채워가고 있었다.

“10년을 넘게 면장을 지내면서 항상 면민의 입장에서 생각하고 맡은 바 일에 최선을 다하며 먼저 솔선수범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하는 이 씨.
그는 “공직생활에 몸담았던 시절 무엇보다도 직원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잘 따라줬고 주어진 일을 열심히 추진하면서 허심탄회한 대화속에 한 뜻으로 화합했던 부분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회했다.

강산이 한번 변하는 세월을 넘게 면정을 이끌어 온 이 씨는 앉아서 민원을 해결하는 탁상행정이 아닌 주민들의 불편한 곳을 직접 찾아가 문제를 해결하는 현장행정을 펼치려고 노력했다. 또 직원들을 나무라기보다는 스스로 책임을 질 수 있는 역량을 발휘하게 하며 그들의 울타리가 돼 자상한 정을 베푸는 배려 깊은 상사였다.

이 씨와 당시 근무했던 직원들은 “아버지처럼 다정함이 많으셨던 면장님은 같이 식사를 나눌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마련해 주셨다”며 “특히 곧 다가올 추석과 같은 명절에는 집으로 초청해 민속놀이를 함께 즐기는 등 따뜻한 모습을 보여주셨다”고 전했다.

주민들과 마찰없는 평화로운 면정을 펼치다 퇴임한 그는 ‘마을이 잘 돼야 군이 발전되고 나라 전체가 잘 살 수 있다’는 진리를 바탕으로 마을 개발위원장을 맡아 평소마음을 변함없이 실천하고 있다.

또 오랫동안 사학에 열중한 이 씨는 영광의 역사와 유래 등을 조사하며 향토사를 꾸준히 연구해 나가고 있다.
서재에 걸려있는 훈장을 비롯한 다수의 표창과 헤아릴 없는 임명장이 이 씨의 지난날 바쁜 행적을 설명해 주고 있는 가운데 그는 여전히 어떤 일이라도 맡은 일에 책임과 최선을 다하고 있었다.

그간 살아온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주변과 문중 그리고 가정의 바른 길잡이로 부족함이 없는 이 씨는 맡고 있는 여러 일이나 작업들을 물 려줄 후진을 양성하며 지역의 정신적인 지주로 존경받고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