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칙적이지만 인간적인 경찰로 33년 재임
안기성 / 전 영광경찰서 서부지구대장
2009-10-19 박은정
큰길까지 마중나와 밝게 손 흔드는 모습이 반가운 안기성(60)씨를 이곳에서 만났다.
“남들처럼 맡은 일하며 생활하다 퇴임했을 뿐이다”며 못내 부끄러워하는 안 씨는 전투경찰로 군대생활을 한 것이 인연이 돼 경찰에 입문, 1975년부터 2008년 6월까지 경찰공무원으로 재직했다.
강진경찰서로 첫 부임해 함평월야 등에서 근무했던 안 씨는 1985년 고향인 영광지역으로 돌아왔다. 관내 파출소를 비롯한 영광경찰서 각 부서에 근무한 안 씨는 원칙적인 업무처리와 성실함으로 인정받은 경찰관이었다.
특히 본연의 업무에는 충실하면서도 주민들에게는 피해를 안 끼치는 청렴한 경찰로 정평이 나 있었다.
꼼꼼한 성격 탓에 일에서 만큼은 실수가 없었던 그였지만 “업무를 떠난 위치에서는 모두가 지역 선·후배인 탓에 심적 고민도 많았다”고 안 씨는 털어놓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보통 우리가 어려운 일에 처하거나 곤경에 빠지면 학연, 지연, 혈연을 들먹이며 모면해 보려 애쓴다. 그중에서도 법규를 위반한 상황속에 만난 경찰관 앞에서는 더욱더 그러니….
안 씨는 “교통계장 시절 업무상 음주단속 등 위반사항 단속을 나가면 단속대상 대부분이 아는 사람이어서 원칙적인 집행을 하노라면 참 난감할 때가 많았다”고 지난시절의 애로점을 밝혔다.
본래 심성이 모질지 못했던 안 씨는 업무상 주민들과 부딪치는 애매모호한 입장이 불편해 모두들 꺼리는 섬지역인 낙월로 지원해 가 오랫동안 근무하기도 했다.
일정 근무기간이 지나면 다시 영광경찰서로 발령이 났지만 그는 또 다시 도서지역 근무를 지원하기를 되풀이 했다고.
지금보다 훨씬 근무여건이 열악한 가운데 비상근무에다 잦은 출동으로 당시 가정을 비운 시간이 많아 안 씨는 아내와 자녀들에 대한 미안함이 커 보였다.
하지만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로 안 씨의 1남2녀 자녀 모두 잘 자라 교사, 통역사 등으로 훌륭한 사회구성원이 돼 뿌듯함이 엿보였다.
영광군경우회원과 전라남도경우회 이사를 맡아 전직경찰관으로서의 자부심을 지켜가고 있는 안 씨는 자녀들의 뒷바라지에 열심인 아내와 3,000여평의 농사를 지으며 제2의 인생을 설계하고 있다.
“맡은 바 소임에 충실하고 비리없는 경찰이 될 때 공권력을 바로 세울 수 있다”고 말하는 안 씨는 영광실고에서 실시하는 지게차교육에 참여하는 등 새로운 배움에 도전하며 조급하지 않은 안정된 일상을 추구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