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안이 모여 서로 도우며 살아 마을전선 ‘이상무’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⑬ 군남면 동간2리 이 길 이장
2009-10-19 박은정
1만여평에서 많게는 6만여평의 농사를 짓고 있는 동간2리 주민들은 논에 벼를 심고 수확한 후에는 다시 찰쌀보리를 심어 군남농협을 통해 수매하고 있다.
오랜 세월 교직에 머물다 퇴임한 후 고향에서 6,000여평의 농사를 지으며 마을대표를 4년째 맡고 있는 이 길(67) 이장.
그는 집안이 모여 사는 마을의 이장답게 위로는 어른을 모시는 공손함으로 아래로는 모범을 보이는 집안 어른으로 바르게 마을을 이끌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자자일촌이 모여 마을을 이뤄 대부분 주민들이 일가인 우리 마을은 무엇보다 서로를 위하는 마음과 협동이 잘되는 것이 장점이다”고 말하는 이 이장.
그는 “주민들중 공직과 교직 등 관직에 몸담았던 이들이 많아 마을의 자랑거리가 되고 있다”며 “그로 인해 새로운 농사기술에 대한 정보입수와 실천이 앞서 선진영농을 추구하고 자체적인 회의나 연구를 통해 마을발전을 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장으로서의 앞으로 역할
비교적 다른 지역에 비해 안정적인 농사를 짓는 동간2리 이지만 주민들이 60대 이상 고령으로 일손이 늘 부족하고 특히 힘든 농사일을 할 수 없어 젊은 노동력이 요구되는 어려움이 뒤따르고 있다.
이 이장은 “워낙 주민들이 하고자 하는 일을 잘 따르고 협조해 부족함이 없다”며 “집안 어르신들이 그 동안 노력해 이뤄놓은 마을의 안정과 평화를 잘 지켜가는 것이 제 역할 이라고 생각하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이 이장은 “농사를 지을 때 용이하게 움직일 수 있는 농로가 협소해 현재 마을 안길 농로공사를 신청해 놓고 있다”며 “마을을 위한 욕심을 내자면 한도 끝도 없지만 우선 이번 공사가 잘 마무리돼 주민들이 편리하게 농사짓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그는 “효열각을 비롯한 당산나무 등 옛 전통이 보존돼 있고 자자일촌이라는 특성을 살린 특색있는 마을사업이 모색되길 바란다”며 “노령한 주민들이 마을특징을 살린 소득사업에 참여하면 더욱 의미있는 노년생활이 될 것 같다”고 기대감을 표시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동간2리는 결혼을 약속한 상태에서 신랑이 세상을 떠나 혼례를 치르지도 못하고 처녀나 다름없는 여인네가 남겨진 시부모를 지극정성으로 모신 것을 기리는 효열각이 마을입구를 지키고 있다. 또 이곳은 정월대보름이면 400년이 넘은 당산나무에서 마을의 안녕과 한해농사의 풍년을 기원하는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효열각에 담긴 사연 때문인지 우리 마을은 아낙들이 모두 참하고 헌신적이다”며 “자녀들 또한 모두 바르게 성장해 사회의 훌륭한 인재로 활동하고 있다”고 평생 고생한 마을 아내들에 대한 고마움을 넌지시 표시하는 이 이장.
그는 이장이기 이전에 마을의 성실한 어른으로 차분하게 마을을 섬기며 옛부터 조상들이 지켜온 전통을 받들고 이어가면서 평화롭게 마을을 꾸려 갈 것을 약속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