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년 외길, 도자기 역사 함께 일궈가
김은기 재목포영광군향우 / 전 행남자기 근무
2009-10-23 박은정
하나 둘 물들기 시작한 낙엽을 밟으며 공장입구에 도착해 만난 김은기(64)씨. 근무중인 경비아저씨와 반가운 인사를 나누는 그는 1971년 이곳에 입사해 31년간 근무하고 2002년 퇴임했다.
군서면 만곡리가 고향인 김 씨는 군서 송학국민학교, 영광중학교를 졸업하고 목포로가 목포상고를 졸업했다. 군 제대후 영광농협에서 잠시 근무하다 지인의 소개로 행남자기에 입사해 총무과, 구매과 등을 거쳐 포장자재구매과장을 지내다 퇴임했다.
특히 그는 영광 도동리 출신인 지난해 12월 작고한 고 김준형 전회장을 가까이에서 수행하며 각별한 정을 나눴고 회사업무에 충실하고 애사심이 높은 사람이었다.
김 씨는 “돌아가신 회장님과 고향이 같다는 이유도 있었지만 회장님 동생과 친한 친구여서 회장님을 보필하게 됐다”며 “살아생전 산행을 좋아하신 터라 전국 산을 안 가본 곳이 없을 정도로 모두 돌았다”고 회상했다.
그는 또 “산행을 하며 사적인 만남이 많다 보니 당시 같이 일하던 동료들에게 왠지 모를 눈치가 보이는 등 불편함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며 “평생 몸담은 행남자기는 청춘을 다 바친 곳으로 비록 지금은 퇴임했지만 마음은 항상 머물러 있다”고 전했다.
행남자기는 고 김준형 회장 부친 때부터 시작해 현 회장까지 3대째 대를 이어오고 있다.
현재 회사의 종업원은 1,000여명으로 숙련된 인력을 다수 확보하고 있어 도자기 업계에서는 유일무이한 도자기 사관학교라는 명성을 얻고 있다.
퇴직후 김 씨는 경기도 용인에서 포장과 관련된 사업을 준비했으나 계획대로 되지 않아 정리하고 목포로 다시 내려왔다. 여전히 산행을 즐기며 여가를 보내고 있는 김 씨는 고향을 자주 찾고 있다. 홀로된 어머니를 봉양하며 아내와 슬하에 2남1녀를 두고 있는 김 씨는 몸은 떠나 목포에 살고 있지만 마음은 항상 고향생각 뿐.
재목포영광군향우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김 씨는 매월 첫째주 목요일 정기모임에 참석해 고향사람들을 만나 고향소식을 들으며 향수를 달래고 있다.
“최근 관광객 증가와 스포츠 활성화, 기업유치 등 발전하고 변모하는 고향소식을 들을 때면 가슴이 뿌듯하다”며 “앞으로도 특색있는 자원을 개발해 고향이 더욱 빛을 발하길 바란다”고 전하는 김 씨. 그는 늘 그립고 늘 반가운 고향, 영광을 그리며 제2의 고향인 목포에 건강하게 살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