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없는 자연 담아 정성 깃든 음식 선보인다

업체탐방 281 / 불갑 저수지산장

2009-11-07     박은정
가을비를 뿌리며 한층 내려간 기온은 남녘의 산새를 더욱 붉고 화려하게 변화시키고 있다.
진하게 물든 단풍이 아름답게 장식된 길을 따라 도착한 불갑면 녹산리 저수지산장(대표 고금자).

광활한 위풍을 자랑하는 불갑저수지 아래 조용히 자리한 이곳은 시골을 닮은 순박함이 그대로 배어 있었다.
살며시 문을 열고 들어간 저수지산장은 마침 점심시간으로 음식준비가 한창이었다. 이집의 메인요리라 할 수 있는 메기탕이 큼직한 뚝배기속에서 잘 말려 데친 시래기 그리고 갖은 야채들과 합방해 끓여지는 냄새는 더 이상 시장기를 누르기엔 참기 힘든 고통 그 자체였다.

또 주변에서 일하는 인부들을 위한 특별메뉴인 제육볶음은 중심재료인 돼지고기가 큼직큼직 썰어져 더욱 먹음직스러웠다.
40여년전부터 시어머니가 운영하던 선들산장을 며느리가 대를 이으며 저수지산장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되고 있는 이곳은 메기탕을 비롯한 닭볶음탕, 촌닭, 한방오리탕, 추어탕 등의 메뉴가 가능하다. 특히 메기탕은 대·중·소로 주문이 가능해 인원에 따라 선택할 수 있다.

특히 이곳은 제공되는 음식 대부분이 직접 재배하거나 주변에서 채취한 것을 이용해 먹거리에 대한 불신을 확실히 날릴 수 있다.
그래서 요즘 고금자 대표는 한해동안 메기탕, 추어탕 등에 사용할 무·배추시래기를 삶아 말리느라 손길이 분주하다. 그 뿐만이 아니라 손님상에 올려지는 갖은 야채를 텃밭에서 직접 재배해 싱싱함을 더하고 음식 만드는 비법을 전수한 사부(?)인 시어머니가 된장 고추장 간장 등의 재래양념을 손수 장만해줘 전통을 살린 신토불이 맛을 선보이고 있다.

직접 재배하고 채취한 ‘신토불이’ 음식 제공
“광주에서 생활하다 10여년전 남편의 고향인 이곳으로 왔다”는 고 대표는 “가지 수가 많고 화려하지는 않지만 우리내 어머니가 해주시던 손맛을 담아내려 노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래서인지 그가 차린 밥상에 올려진 생굴무침과 게장 그리고 나물, 마른반찬, 김치 등이 집안의 밥상처럼 소박했지만 맛은 일류 한정식집 보다 더 훌륭했다.
점심시간 주로 이곳을 찾고 있다는 한 직장인은 “영광읍에서 그리 멀지 않으면서도 자연을 벗 삼아 점심을 먹을 수 있어 동료들이나 손님을 모시고 자주 찾고 있다”며 “구수하게 끓여진 각종 탕은 잃었던 입맛을 찾아주고 몸보신까지 해줘 즐거움이 두배다”고 만족을 표시했다.

가을 겨울보다는 봄여름이 성수기인 이곳 저수지산장은 주중에는 주로 직장인들을 비롯한 지역주민들의 방문이 많고 주말에는 불갑사나 수변공원을 찾은 외지 관광객들이 많이 찾고 있다.

생선특유의 비린 맛이 없는 얼큰한 탕을 맛보고자 하는 이들은 미리 예약을 하면 좀 더 빠르게 원하는 음식을 먹을 수 있다. 저수지산장, 이곳은 주인장의 다소곳함을 닮아 크게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꾸준한 단골들의 방문이 이어지는 불갑의 명소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