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로해져 가는 농촌 구제할 연차적인 방법 시급하다”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2009-12-10     박은정
몇 년간 지속적인 경기체감 때문인지 연말분위기가 예전 같지 않다. 그래도 마음만은 여유를 잃지 않으려 애쓰며 도착한 백수읍 하사3리. 드넓은 대파밭이 마을을 둘러싼 하사3리는 단일자연마을로 송정마을로도 불린다.

이곳에서 아내와 방앗간을 운영하며 1만5,000여평의 농사를 짓고 있는 강찬수(64) 이장.
그는 1994년부터 이장을 맡아 4년간 역임하다 2004년 다시 선임돼 5년째 마을을 이끌고 있다.

또 올해부터 백수읍 42개리 이장을 대표하는 단장을 맡아 책임이 무겁다.
하지만 강 이장은 슬하에 2남1녀의 자녀와 2명의 손주까지 둬 다복함이 넘치며 건강해 보였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70여호에 170여명이 살고 있는 하사3리는 벼와 보리재배 등 수도작이 중심을 이루지만 이에 못지않게 대파농사도 많은 지역이다.

강 이장은 “지난해는 겨울대파 가격이 경기불황 등으로 가격이 하락하고 소비가 둔화되는 등 산지거래가 회복되지 않아 일부거래를 제외하고 밭을 갈아 엎어야 하는 아픔을 겪었다”며 “하지만 올해는 아직까지 가격이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어 주민들이 안도의 숨을 내쉬고 있다”고 주민들의 일상을 전했다.

그는 또 “매년 바쁜 농사가 끝날 무렵인 8월10일 주민전체가 음식을 나누며 쉬고 요즘 같은 겨울철이면 어르신들이 회관에 모여 점심을 나누고 1년에 한번은 꼭 야유회를 다녀오고 있다”며 “특별한 회비없이도 필요한 때 마음을 모아주는 주민들 덕분에 화합이 잘돼 고마울 따름이다”고 단란한 마을분위기를 자랑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하수종말처리장, 모정, 마을회관, 상수도시설, 마을안길 등이 조성돼 비교적 필요한 시설은 갖춘 편이지만 농로포장, 배수로정비 등 부족한 부분이 내년에는 잘 마무리 되길 바란다”고 말하는 강 이장.

그는 “농사와 생활하는데 필요한 시설확충도 중요하지만 무엇보다 시급한 것이 점점 고령화되는 농촌에 대한 방안마련이다”며 “풍작을 이뤘어도 농사지은 나락을 저장할 창고가 부족해 RPC저온저장고에 나락을 저장하기 위해 올해는 주민들이 전쟁 아닌 전쟁을 치렀고 나락값은 하락하고 수매가 줄어 걱정이 태산이다”고 토로했다.

또 강 이장은 “우선은 어렵더라도 연차적으로 젊은이가 없어 힘을 쓸 수 없는 농촌에 대형저울과 지게차 등을 마을별로 지원해 준다면 농산물 저장과 운송에 도움이 많이 될 것 같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지난해는 태안에서 흘러 온 타르덩어리로 인한 어민들의 고충과 폭설 등으로 대파농가가 피해를 입는 등 어려움이 많았던 한해였지만 얼마남지 않은 올해는 농사도 잘 지어지고 대파시세도 좋아 무엇보다 다행이다”고 말하는 강 이장.

그는 “내년에도 백수읍민 모두 건강하고 올해처럼 대풍을 이루며 하는 일마다 만사형통하길 바란다”며 “보다 잘사는 농촌건설과 주민들의 안정된 삶을 위해 변함없이 노력해 나가겠다”고 약속했다.

강 이장은 나고 자라 평생을 살고 있는 하사3리 뿐만 아니라 백수읍을 대표하는 단장으로서 지역발전을 희망하며 주민과 행정의 바른 가교자가 될 것을 다짐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