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던 과거 딛고 후배양성 매진

이남백 / 전 영광축협 조합장

2009-12-17     박은정
24세에 정치에 입문해 26년간 야당정치인의 길을 걸었고 그후 영광축협 7·8대 조합장을 지낸 이남백(80)씨.
희어진 머리카락을 빼고는 80세의 고령이라는 것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건강한 모습의 그는 왕성했던 과거의 이야기보따리를 조심조심 풀어 놓았다.

법성에서 초·중을 마친 이 씨는 광주에서 기술고등학교를 마치고 대학진학을 생각했지만 조실부모하고 친척의 도움을 받으며 어렵게 생활하던 그에겐 꿈같은 일이었다. 하지만 평소 그를 아끼던 은사의 도움으로 이 씨는 대학에 진학했지만 대학 3학년을 다니다 중도에 포기하고 험난한 정치인생을 시작한다.

전라남도의원으로 출마하기도 했고 신민당 영광지국당 위원장을 등을 지내며 주도세력에 맞서 투쟁했던 그는 당시 야권 정치인들에게는 잘 알려진 인물이기도 하다.
오랜 정치생활을 하면서 이 씨는 법성포초등학교 육성회장을 지냈고 법성중·고등학교 초대, 2대 총동문회장을 맡아 모교의 발전과 올바른 지역교육 확립에 앞장섰다. 특히 그는 당시 사립이었던 법성고등학교를 공립으로 전환하도록 힘써 운영전반에 문제가 발생해 어려움을 겪던 학교를 다시 일으킨 장본인이기도 하다.

이렇게 학교와의 인연이 깊었던 이 씨는 이후 지인과 뜻을 모아 덕지장학회를 설립해 20여년간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지급하며 지역의 인재양성에 일조했다.
올바른 정치를 구현하고 지역후배들을 위한 길에 몸을 아끼지 않고 최선을 다한 이 씨는 54세 때 제7대 영광축협 조합장에 당선돼 또 다른 인생을 펼친다.
무엇이든지 하고자 하는 일에 소신과 추진력이 강했던 이 씨는 영광축협 조합장을 지내면서 전남최초로 금융업무를 시작했고 지금은 철거한 옛우시장 터를 마련하는 등 기반조성에 매진했다.

또 축협 중앙대의원을 비롯해 광주·전남조합장 협의회장을 맡아 전남권 조합장을 대표하며 전국적인 활동에 참여해 명성을 날리기도.
‘조합은 조합원의 것이다’는 신조를 바탕으로 직원들과 융화하며 제8대 영광축협조합장을 연임하고 이 씨는 정치인 생활에 이은 관리자의 길을 떠났다.
길고 순탄치 않았던 사회생활을 마치고 다시 고향으로 돌아와 조상의 선영을 돌보는 일에 전념하며 몸이 성치 않은 아내와 일상을 채워가고 있는 이 씨.

그는 얼마전 2남2녀의 자녀들이 팔순을 기념해 건넨 1,000만원을 법성포초, 법성중·고 학생들을 위한 장학금으로 기탁해 진한 감동을 전했다. 게다가 자녀들이 보내준 용돈에서 모은 300만원도 법성면에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내놓아 지역사랑을 변치않고 실천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