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한국음식도 맛있고 고향생각도 안나요”
람터이킴치 <결혼이주여성>
2009-12-24 박은정
큰 눈에 단정한 단발머리를 한 람터이킴치(29)씨는 또박또박 한국말로 인사를 반갑게 건넸다.
군남면 반안리에 살고 있는 람터이킴치씨는 지난 2004년 베트남에서 시집와 6년째 살고 있다.
6남매의 막내며느리로 시집온 람터이킴치씨는 슬하에 1남2녀를 두고 시어머니를 봉양하며 농사짓는 남편과 행복하게 살고 있어 외국에서 시집온 이주여성들의 본보기가 되고 있다.
특히 외국에서 시집와 모든 것이 낯설고 불편해도 새로운 환경에 잘 적응하면서 무엇이든지 배우려고 노력하며 긍정적으로 생활해 마을주민들의 귀여움을 독차지하고 있다.
이렇게 매사 적극적인 람터이킴치씨는 5살, 4살, 생후 9개월, 아직 엄마의 손길이 많이 필요한 아이들을 위해 운전면허취득 삼매경에 빠져있다.
“시험문제를 이해 못하겠어요. 그래서 첫번째는 50점을 넘겼는데 두 번째는 22점밖에 못 맞았어요”라며 수줍게 웃는 람터이킴치씨.
그는 말하기는 어느 정도 돼 의사소통은 가능하지만 아직 쓰기, 읽기 등 한국어에 능통하지 못해 필기시험 치르기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전에 도전을 거듭하고 있는 모습이 예쁘게 비춰져 람터이킴치씨는 주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는 것.
“김치도 담글 수 있고 된장국도 끓일 수 있어요”라고 말하는 람터이킴치씨. 그는 “처음에는 말도 안통하고 음식도 안 맞아 힘들었지만 지금은 베트남음식보다 한국음식이 더 맛있다”고 한국생활의 만족을 표시했다.
우리나라는 날이 갈수록 결혼이주여성이 늘고 있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다양한 시책을 모색하고 각 사회단체의 각별한 관심과 노력이 이어지고 있지만 안정적인 정착에는 역부족이다.
이런 가운데 시골마을에 살고 있는 람터이킴치씨는 주변의 도움없이도 스스로 정착의 길을 찾고 발전적인 미래를 위해 노력해 그 모습이 더욱 아름답게 보여지고 있다.
“베트남 호치민시에 아버지와 남동생이 살고 있다”는 람터이킴치씨는 “아이들이 조금 더 자라면 직장생활을 해 혼자 고생하는 남편과 친정을 돕고 싶다”고 내일에 대한 계획을 밝혔다.
인구감소로 몸살을 앓고 있는 한국에서 아이셋을 낳아 애국하고 젊은이 없는 농촌에 아이울음소리를 들려주며 효도하는 람터이킴치씨는 이방인이지만 한국인보다 더 한국을 더 사랑하는 사람이 돼가고 있었다.
“람터이킴치씨, 남편 그리고 예쁜 아이들과 오래오래 행복하길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그리고 운전면허도 꼭 취득하길 바랍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