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한기 무료함 달랠 수 있는 소일거리 창출 희망해요”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24 - 홍농읍 월암1리 조강환 이장

2010-01-02     박은정
유수와 같이 흐르는 세월은 다사다난했던 2009년을 보내고 경인년 새해를 어김없이 맞이하고 있다.
농한기의 여유가 평화롭게 머물러 있는 홍농읍 월암1리. 여름 내내 혹사한 몸을 겨울의 휴식속에 편안히 맡기고 있는 마을어르신들과 다정다감하게 세상사는 이야기를 나누는 조강환(62) 이장.

환갑이 넘었다는 연로함이 전혀 느껴지지 않는 조 이장은 고향을 한번도 떠나지 않고 머물러 살고 있는 토박이다.
1만여평의 논농사와 고추농사 일부를 짓고 있는 조 이장은 1년째 마을대표를 맡아 책임을 완수하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홍농읍 월암1리는 43가구에 90여명의 주민이 특수작물 재배없이 벼와 고추농사로 생활을 유지해 가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마을이다.
조 이장은 “우리 마을은 단합심이 좋고 다른 마을에 비해 젊은이가 많이 살고 있어 농촌생활에 대한 자부심이 높다”며 “특별한 회비없이도 고향을 떠난 향우들과 주민들 스스로 조금씩 보탠 마을자금으로 불편없이 마을을 이끌고 있다”고 마을분위기를 전했다.

그는 또 “수년째 마을에서는 매년 어버이날 어르신들을 모시고 그들에 대한 존경과 효도하는 마음을 새롭게 다지고 있다”며 “이 밖에도 한여름 백중에는 마을주민이 모두 모여 음식을 나누며 바쁜 농사철에 지친 몸과 마음을 쉬며 화합을 도모하고 있다”고 마을특징을 설명했다.

단일자연마을로 월평마을로도 불리는 월암1리는 여느 마을과 같이 60~70대 주민이 주축을 이루지만 40대의 젊은 농가가 7~8세대 있고 90세를 넘긴 노인을 비롯해 104세인 노인이 아직도 정정해 주민들의 또 다른 자랑이 되고 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월암1리는 주민들의 피로회복과 체력단련을 위한 농업인건강관리실이 지난 2006년 11월 준공돼 요즘 같은 농한기 주민들의 착한 효자가 되고 있다.

조 이장은 “농업인건강관리실은 체력단련실, 원적외선찜질방, 샤워실, 화장실 등이 설치된 편익생활시설로써 주민들의 훌륭한 휴식처가 되고 있지만 점심을 나누고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마을회관이 따로 없어 아쉽다”고 마을회관 건립을 희망했다.

그는 또 “마을이 전북지역과 경계한 탓에 농로 일부가 사각지대에 놓여 아직 포장이 안돼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2010년에는 전북과 경계지역에 있는 농로공사가 수월하게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이른 봄부터 이어진 가뭄, 갑자기 내린 폭우 등 불안정한 기상에도 2009년은 유례없는 풍작을 이뤘다. 그러나 농촌은 가격하락과 수매축소 등으로 새해 농사계획을 앞둔 시점에도 농산물소진에 골치를 썩고 있다.

조 이장은 “벼와 고추농사가 주를 이루는 우리 마을은 올해는 고추시세가 좋아 다행이지만 전국적인 사한인 벼 수매는 몸살을 앓고 있다”며 “2010년에는 정부차원에서 구조적인 문제를 개선해 농민이 마음 편하게 농사짓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그는 또 “특별한 소득원이 없는 농촌에 요즘 같은 겨울철 소일거리라도 마련됐으면 한다”며 “비록 작은 힘이지만 건강한 농촌건설을 위해 새해에도 변함없이 노력해 나가겠다”고 마음을 전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