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있는 음악과 노래 표현하는 최고 연주자

영광의 문화예술인 40 - 클라리넷 이정석

2004-04-29     박은정
“음악 통한 열정 투병중인 아들에게 바칩니다”

클라리넷이라는 이름은 이탈리아의 옛 트럼펫이었던 클라리노(clarino)에서 유래됐다. 클라리노는 높고 화려한 소리를 내는 고음 트럼펫으로 18세기 바로크 시대에 전성기를 이루다가 내추럴 트럼펫에게 그 자리를 내준 악기이다.

1700년 무렵 만들어진 것이 클라리넷이며 이름은 중고음이 클라리노(소형 트럼펫)와 흡사한 데서 붙여졌다고 한다. 피콜로 클라리넷으로부터 콘트라베이스 클라리넷까지 여러 종류가 있다. 가장 많이 쓰이는 것은 소프라노 클라리넷의 B관과 A관이다. 클라리넷은 싱글 리드(single reed) 목관악기이다.

옛 영광종합고등학교 1학년 시절 음악선생님의 권유로 클라리넷을 연주하게 됐다는 이정석(41)씨. 영광 군남이 고향으로 2남5녀의 막내인 그는 영광종고를 졸업했고 전남대 예술대학에 입학해 클라리넷을 전공한 데 이어 네덜란드 유트랙 음악원 수학, 프라하 국립음악원을 졸업한 재원이다.

귀국후 그는 한마음앙상블 단원 활동과 광주예술고, 광주교대부속 초등학교 강사를 역임했다. 지금은 광주시립교향악단 상임단원으로 활동하며 광주 여도초등학교 오케스트라 지도교사를 맡고 있다.

20년이 넘게 클라리넷 연주를 해온 이정석씨는 3회의 독주회 개최와 광주MBC방송국 초청
연주, 여수시립합창단 초청연주, 전남대 오케스트라 협연, 광주음악제 초청연주 등 다수의 실내악 및 앙상블활동을 해오며 왕성한 연주를 펼쳐왔다.

이 씨는 “클라리넷은 음색은 어둡고 약간 위협적이며 극적인 성격이 있다. 또 두텁고 풍부하며 다른 어느 악기와도 비교될 수 없는 개성적인 음을 낸다”며 “클라리넷은 저음역에서 고음역에 이르기까지 가장 음색의 차이가 크게 나는 악기이고 목관악기 중에서 유일한 원통형의 폐관식 악기이기 때문에 관속에 울림이 오래 남아있어 아르페지오를 할 때 매우 효과적이다”고 음색에 대해 설명한다.

그는 또 “단순한 악기의 연주가 아닌 살아있는 음악과 노래를 표현할 수 있는 최고의 연주를 하고 싶다”며 “현재 활동하고 있는 솔로나 오케스트라 활동보다는 앙상블 음악활동을 하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이 씨는 피아노를 전공하고 현재 광주예술고 음악교사로 있는 아내와 두 아들을 두고 있다. 그의 화려한 음악활동과 성공 뒤엔 아픔이 하나 숨어 있다. 3년 전부터 둘째아들이 백혈병을 앓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연주에 크게 장애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지만 그는 오히려 더 열심히 연주를 하고 있다. 음악을 통한 혼신의 열정과 기를 모아 힘든 투병생활에 지친 아들에게 전하려는 것은 아닌지….

이정석씨는 클라리넷 연주자로 실력과 위상을 널리 알리며 꾸준히 활동하고 있다. 더불어 지역을 대표하는 음악인으로도 아름답게 자리하고 있고 영광을 함께 알리고 자랑하는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가 더욱 크고 넓게 활동할 수 있는 가운데 그의 깊고 훌륭한 연주에 힘입어 병마에 시달리는 아들이 하루빨리 완쾌되길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해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