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이장은 대통령보다 더 고마운 사람이여”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27 - 군남면 동월2리 김행기 이장
2010-01-21 영광21
별다른 특수작물을 재배하지 않아 겨울철이면 긴 휴식에 들어가는 군남면 동월2리. 마을경로당에 모여 점심식사를 마치고 따뜻한 방에서 발그레 달궈진 얼굴로 방문한 기자에게 앞 다퉈 건네는 주민들의 칭찬의 목소리다.
동월2리 월암마을에서 나고자란 토박이로 청년시절을 제외하고는 고향을 떠나 생활해 본적이 없는 김행기(54) 이장은 30대 초반부터 이장을 맡아 20년 넘게 마을을 대표하고 있다.
김 이장은 군에서 조례를 재정해 한 이장이 장기적으로 연임한 마을은 새로 이장을 선출하기를 권고해 이장직을 내놓았지만 주민들이 다시 마을일을 맡아줄 것을 간곡히 부탁해 다시 선임됐다.
자리욕심 또는 자신의 이익을 추구하기 위해 주민들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장기 집권하는 이장과는 달리 김 이장은 주민들의 적극적인 추천으로 연임해 마을대표로서 열과 성을 다하며 맡은 책임을 다해 주민들의 든든한 버팀목이 되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40여가구에 70여명의 주민들이 살고 있는 동월2리는 50여명이 65세 이상 주민이고 그중 여자어르신이 절반이 넘어 혼자 거주하는 ‘할머니세대’가 많다.
경로당에 모인 어르신들은 “예부터 가진 것 없이 가난하다보니 많이 배우지도 못해 이름을 널리 알린 사람이나 큰 부자로 성공한 사람을 배출하지 못했다”며 “하지만 우리 마을은 김 이장이 있어 어느 마을 부럽지 않고 행복하다”고 마을이장을 가장 큰 자랑으로 꼽았다.
김 이장은 “무엇을 크게 내세울 것은 없지만 믿고 따라주는 주민들의 성원과 마을에 관심을 가져주는 기관이나 향우, 이웃 등의 온정에 힘입어 주민 모두가 건강하게 생활하는 것이 가장 고맙다”고 말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동월2리는 월암, 동구, 만선동마을 등 3개의 자연마을로 이뤄져 있다.
대부분 주민들이 수도작 중심의 논농사를 짓고 있으며 고추, 담배, 깨 등 소량의 밭작물을 재배해 소득을 창출하고 있다.
김 이장은 “하천정비를 지난해부터 하고 있는데 아직 마무리가 안 돼 조속한 마무리를 희망한다”며 “오래전부터 흉물스럽게 남아 있어 위험까지 도사리고 있는 마을의 빈집들을 까다로운 절차를 앞세우기 보다는 주민의 편리를 먼저 생각해 행정관청에서 처리를 해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그는 또 “주민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는 어르신들의 건강을 위한 운동기구나 건강보조치료기 등이 설치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덧붙였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주민들은 세금납부 등의 심부름은 물론 통장관리까지 모두 맡기며 멀리 있는 자식들보다 더 의지하고 있다”고 말하는 마을의 한 어르신의 말처럼 김 이장은 주민들의 아들이자 보호자로 그 몫을 가감없이 해내고 있었다.
4만여평의 농사를 지으며 마을의 ‘효자’로 부족함이 없는 김 이장은 마음 착한 아내와 바르게 자란 1남1녀 자녀들의 불만없는 응원속에 마을에 꼭 필요한 믿음직한 일꾼으로 내일을 약속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