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목과 건강 위해 올해도 마음 모으고 있지요”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29 - 백수읍 홍곡1리 박오차 이장
2010-02-07 영광21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봄이 시작되니 크게 길하고 경사스러운 일이 많이 생기기를 기원한다’는 뜻의 입춘방이 붙여진 주택대문에서 따뜻함이 베어나는 백수읍 홍곡1리.
수도작 중심의 농사와 고추재배가 많은 이곳은 벌써 고추모 기르기가 시작되며 한해농사가 준비중이다.
“제가 마을에서 세번째 막둥입니다”라고 말하는 박오차(61) 이장. 환갑을 맞은 어르신이 젊은 주민이라는 말이 다소 씁쓸했지만 그래도 아직 몸과 마음이 건강한 이장이 곁에 있어 주민들은 행복해 보였다.
6년째 마을대표를 맡고 있는 박 이장은 슬하에 2남을 두고 아내와 1만여평의 농사를 지으며 무탈하게 살고 있다.
마을만의 자랑거리
지암, 장수 두개의 자연마을 117세대에 150여주민이 살고 있는 홍곡1리는 주민간의 ‘화합’을 가장 큰 재산으로 꼽고 있다.
지암, 장수 두개마을 모두 농한기 내내 식사를 나누고 있으며 특히 장수마을은 주민 2명씩 돌아가며 ‘당번제’를 정해 식사를 준비해 부녀회원들의 부담을 줄여주고 있다.
또 지암마을은 마을의 애·경사에 주민이 한사람도 안 빠지고 참석해 단합을 과시하고 있다.
더불어 1년에 한번 농사가 좀 쉬어갈 무렵 마을잔치를 열어 주민 서로 노고를 위로하고 어르신들을 대접하는 미풍을 실천하고 있다.
“올해는 회갑을 맞는 친구들 7~8명이 모여 생일을 겸한 마을잔치를 준비할 계획이다”고 밝히는 박 이장은 “어르신들이 부지런해 농사철 항상 바쁘게 일하고 마을일에 적극 협조해 항상 고맙다”고 마을분위기를 자랑했다.
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박 이장은 “비가 많이 내리는 여름철에는 산에서 토사가 밀려 내려와 해마다 밭둑이 무너져 내리고 있어 불편을 초래하고 있다”며 “쌓인 토사를 제거해 농기계라도 다닐 수 있는 길을 만들어 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또 “1000년이 족히 넘는 수령의 정자나무가 그늘을 제공하고 마을의 평안을 지켜주지만 잎이지는 가을철에는 주변을 청소하는데 어려움이 많이 따른다”며 “연로한 어르신들의 수고를 덜 수 있는 공공근로사업자들을 지원해 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
영산성지를 출발해 돌아 나오는 백수해안도로 끝 지점에 위치한 홍곡1리는 군 보호지정수를 비롯한 놀이터가 설치돼 오가는 관광객들에게 쉼터를 제공하고 있지만 주변관리와 노후된 놀이시설 등에 대한 보수가 시급해 보였다.
위한 그의 마음
“어른들의 추천으로 마을대표를 맡아 부족한 점이 많은데도 믿고 따라줘 항상 고맘고 감사할 따름이다”고 말하는 박 이장.
“김 씨 자자일촌인 지암마을과 박 씨 자자일촌인 장수마을 간의 전에는 보이지 않는 서먹한 기운이 감돌았지만 박 씨인 제가 김 씨 자자일촌인 지암마을에 살고 있어 이장을 맡고부터 마음을 서로 터놓고 잘 지내고 있다”고 보람을 전하는 박 이장.
그는 성실하고 지극한 정성으로 주민을 변함없이 섬길 것을 약속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