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답고 정 넘치는 섬 많이 찾아 오세요”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30 - 낙월면 월촌리(안마도) 박용길 이장

2010-02-14     영광21
이제 며칠 후면 민족고유의 명절 설이다. 시대가 변하고 핵가족, 가족해체 등으로 명절분위기가 예전만 못하다고들 하지만 고향의 어머니들은 찾아올 자식을 기다리며 준비가 한창이다.

홍농 가마미선착장에서 여객선으로 2시간30여분의 뱃길을 달려야 도착할 수 있는 안마도. 낙월면 전체 11개리중 6개리가 위치한 안마도는 한우를 방목해 기르는 곳으로도 유명한 곳이다.

명절을 세기위해 양손에 가득 장을 본 짐을 들고 배에서 내리는 어머니들을 따라 도착한 안마도에 위치한 낙월면 월촌리. 동네, 불등, 곰골, 광암, 반창 5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된 이곳의 이장을 4년째 맡고 있는 박용길(64) 이장.
그도 마을대표로서 명절을 맞아 마을을 방문하는 향우들을 맞이할 분주함이 역력해 보였다.

박 이장은 전북 김제가 고향이지만 낙월도에서 군대생활을 하면서 이곳과 첫 인연을 맺었다. 군인시절 법성출신의 아내를 만나 결혼한 박 이장은 10여년간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다 1982년 내려와 정착해 살고 있다.

박 이장은 푸른바다와 어우러진 초지목장을 꿈꾸며 한우사육을 시작했지만 소값하락으로 실패한 후 현재는 한우 몇 마리만을 기르며 어업에 종사하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해군기지, 관공서, 학교 등이 위치해 안마도 중심지역이라고 할 수 있는 월촌리는 유동세대를 포함해 120여 가구에 200여 주민이 살고 있지만 실제 거주가구는 70여 세대 정도다.

박 이장은 “자연산 전복과 해삼, 지네주, 꽃게, 한우 등이 유명한 월촌리는 조용하고 차분한 섬마을이다”며 “방파제 부근낚시터에서 감성돔, 농어, 숭어 등이 잘 잡혀 연중 낚시객이 붐비며 휴양을 위해 찾는 사람도 제법 많은 자연을 그대로 간직한 섬이다”고 마을을 자랑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군부대의 해군들을 비롯한 각 기관에서 많은 관심과 도움을 주고 있어 도서지역의 불편함을 다소나마 덜고 있다”고 먼저 감사함을 전하는 박 이장.

그는 “아무래도 섬지역이다보니 복지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고 연로한 어르신들을 위한 건강·의료기구가 절실하다”며 “특히 여객선이 1일 3회 왕복하는 송이·낙월도와 달리 우리 안마도는 여객선이 1일 1회만 운행해 생활필수품 조달 등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애로점을 토로했다.

또 “유일하게 운영되고 있는 법성포초 안마분교가 학생들이 없어 폐교위기에 처해 젊은이들의 귀향 또는 이주를 고대한다”고 희망을 덧붙였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박 이장은 “주민 대다수가 연로하고 섬마을이다 보니 지식수준도 낮아 행정에서 지시한 상황을 전달하는데 어려움이 많다”며 “주민들의 성원으로 선출돼 무한한 책임감을 느끼지만 그에 대해 보답할 길이 지역여건상 원활하지 못해 늘 죄송하다”고 말했다.
어떤 일을 추진하고 전달하려면 주민들을 일일이 찾아가 설명을 해야 하는 수고가 많은 지역의 이장을 맡아 고생이 만만치 않은 박 이장.

그는 발품과 공력이 많이 들더라도 행정과 주민의 심부름꾼으로서 최선을 다하며 가교역할에 더욱 열심히 활동할 것을 약속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