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선1기 조합장, 농민입장 대변 최선
하판수 / 홍농농협 전 조합장
2010-02-26 영광21
많은 젊은이들과 국민들의 희생으로 얻어진 민주주의는 모든 분야에 통영되며 의견충돌을 저지하고 있는 가운데 일선 농협에서도 간부나 일부조합원이 아닌 전체조합원이 참여하는 투표방식으로 조합장을 선출하고 있다.
1989년 전국최초 민선1기 조합장으로 당선된 하판수(81)씨. 그는 이후 1993년까지 4년간 홍농농협 조합장을 역임하고 퇴임했다.
특히 그는 자질과 상관없이 ‘조합장 한번 해보자’는 의욕만 충만한 7명의 후보들이 우후죽순 출마한 가운데 치열한 경쟁을 뚫고 1표차로 당선돼 당시 크게 회자되기도.
홍농읍 진덕리에서 1남4녀중 독자로 태어난 하 씨는 해방후 아버지를 잃고 어머니를 봉양하며 농사꾼으로 살았다.
15세 때 2살 연상의 아내를 만나 이른 결혼을 한 하 씨는 슬하에 3남3녀를 두고 영광군농촌지도자 회장 등을 역임하는 등 농업단체 활동과 정당 활동 등을 하며 젊은 시절은 보냈다.
농업정책에 관심이 많았던 그는 ‘농민을 위하고 농업발전을 이뤄본다’는 각오로 민선으로 치러진 제8대 홍농농협 조합장 선거에 도전장을 내놓아 당선의 영예를 안게 된 것.
하 씨는 “각종 부정부패가 만연하던 시절 역대 조합장들이 비리로 수감되는 등 임기를 제대로 채우고 퇴임한 조합장이 없었다”며 “조합장으로 재직하면서 크게 내세울 업적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역대 조합장들과 같은 비운의 과오를 남기지 않으려 최선을 다했다”고 당시 시절을 돌이켰다.
그는 또 “20년이 지난 지금은 시대와 생각도 많이 변했고 농협에서 일하는 직원들도 전문적인 자질을 갖추고 농민과 농업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맡은 업무에 충실하면서 조합원들의 어려움을 해소하는데 앞장서고 공경하는 마음으로 더욱 친절하길 바란다”고 후배들의 바른 자세를 부탁했다.
역대 조합장들과는 달리 무난하게 4년의 임기를 마치고 퇴임한 하 씨는 여전히 농업단체 회원으로 활동하고 농업과 관련된 강의와 교육에 참여하며 자아계발에 노력하고 있다.
경로당 회장을 맡아 마을노인들을 리더하고 있는 하 씨는 80세가 넘은 나이지만 특별히 아픈 곳 없이 건강하게 활동하며 노익장을 발휘하고 있다.
70년 가까이 해로한 거동이 불편한 아내의 병수발을 들며 논농사와 텃밭을 가꾸고 있는 하 씨는 기성세대의 구태를 타파하고 현대를 이해하는 어른으로 현실에 충실하고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