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 심성이야 누구보다 온화하고 평화롭지”

경로당 탐방 / 안터경로당 <군서면>

2010-03-12     영광21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시끌벅적한 소리가 오감을 자극했다.
손님맞이가 뜸했던 어르신들이 오랜만에 모여 겸사겸사 마을잔치가 이뤄진 이곳은 군서면에 위치한 안터경로당(회장 정석성 사진)이다.

각종 과일과 돼지두루치기, 잔치에 빼놓지 말아야 할 술까지 완벽한 한상이 차려졌다. 한켠에는 고스톱 한판이 벌어지며 할머니들의 무릎에는 10원짜리 동전이 가득하다. 돈독한 정은 그들을 변함없이 이곳으로 이끌며 즐거운 한때를 완성했다.
경로당이 위치한 안터마을은 예부터 유서가 깊다.

정 회장은 그들의 뼈를 묻은 이곳 이야기를 들려주기 위해 애써 불편한 몸을 이끌고 한자리를 차지했다.
그의 말에 의하면 북종산이 둘러싼 안터마을은 그 산의 정기를 받아 따뜻하고 조용한 마을이란다.
그래서인지 마을사람들의 심성이 온화하고 평화롭다고 전했다. 예부터 서당도 많고 교육열이 높아 인재배출이 많은 마을이기도 하다.
“누구누구는 면장 출신이고 누구누구는 광주시청에서 군서면을 드높이고 있지.”
“교통 좋고 살기 좋아 이 마을로 이사도 많이 와.”
주변의 어르신네들이 저마다 자신의 말을 한마디씩 보탰다.

안터경로당을 지은지 꼭 1년이 돼 일행의 방문이 기념이 됐다. 또 마을을 자랑하기 위해 어르신들은 물론이고 며느리, 손자까지 모였으니 더욱 그러했다.
꽉 찬 인원으로 자리가 비좁아 정신이 없었지만 풍족함과 사람의 따뜻한 온기가 느껴지는 만남이었다.
거기에 술한잔 권하던 것을 넙죽 받아먹었더라면 그 마음이 오죽했을까 문득 그런 생각이 든다.

안마의자와 식탁에 둘러앉아 나누는 할머니들의 담소는 여유로움과 평화로움이 깃들어 있었다.
또 주변을 걱정하고 염려하는 목소리는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의 낙이였다.
노년의 편안함은 이렇게 물들어 행복함이 물씬하니 다른 이들에게도 전해져 행복함은 배가 됐다.

이들은 낮에는 생활체육을 하며 보내고 늦은 저녁으로 이들의 하루 일과는 끝이 난다.
하루 일과를 다채롭게 보내고 싶다는 어르신들의 희망은 부족한 운동기구 마련의 요구와 하소연으로 끝을 맺었다.

일행이 떠나고 나면 그들만의 잔치는 더욱 무르익어 해가 저물도록 이어지고 술이 얼큰한 가운데 안락처로 돌아가 편한 잠을 청할 것으로 보여진다.
전지선 객원기자 qsc1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