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 울음소리 들리고 빈집이 없으니 살기 좋은 마을이죠”
이장님! 이장님! 우리 이장님! / 36 - 불갑면 우곡리 신종선 이장
2010-04-01 박은정
이곳은 논농사와 고추농사가 주를 이루고 있지만 요즘은 지난 가을 파종한 양파의 풀뽑기가 한창이다.
세상 돌아가는 이야기로 주민들과 대화가 무르익고 있는 신종선(51) 이장.
현대자동차 기술연구소에서 20여년간 몸담아 일하다 5년전 귀향한 신 이장은 2만여평의 논농사와 120여두의 한우를 사육하며 살고 있다.
귀향한 이듬해부터 이장을 맡아 4년째 마을을 돌보고 있는 신 이장은 홀로 지내는 어머니를 봉양하며 농촌의 선봉장이 돼 새록새록 귀농의 보람을 찾아가고 있다.
신 이장은 마을을 위해 헌신적으로 앞장서 일하고 있으며 젊은 농군들과 합심해 마을의 어려운 일들을 해결해 나가 주민들이 깊이 신뢰하고 있다.
이곳 우곡리는 벼, 고추 등은 농협과 100%의 계약재배로 출하걱정을 덜고 있으며 복분자 등의 특수작물 재배로도 소득을 창출해 나가고 있다.
우리 마을만의 자랑거리
50여가구에 120여명이 살고 있는 이곳은 예부터 소를 많이 기르는 마을로 유명하다.
그래서 마을 이름도 소 ‘우’에 골 ‘곡’자를 써 우곡리라 칭하고 있는 것.
마을주민들이 소를 많이 사육하고 있는 관계로 구제역훈련 등 축산관련 행사가 자주 마을에서 열려 주민들의 자부심이 되고 있다.
신 이장은 “조선시대 때는 마을을 소모랑이라고 불렀으며 구한말 시대부터는 마을형태가 소가 누워 있는 자태처럼 보여 와우마을로도 불렸다”며 마을유래에 대해 설명했다.
그는 “마을이름 탓인지 지금도 주민 대부분이 소를 사육하고 있다”며 “특히 우리 마을은 30~40대의 젊은이들이 많이 살고 있어 초·중학생이 15명이나 되고 빈집이 하나도 없어 주변마을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고 마을을 자랑했다.
언용, 원곡 두 개의 자연마을로 구성된 우곡리는 범죄없는 마을로 지정될 만큼 민심이 훈훈하고 주민 간에 단합이 잘돼 평화로움이 가득했다.
행정관청에 부탁하고 싶은 것
신 이장은 “함평군과 경계해 있고 불갑면 끝 지점에 위치한 우리 마을은 관광지주변에 위치한 마을보다 여러 모로 혜택이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며 “도움의 손길이 못 미치는 것은 물론 상습침수지역에 대한 정비 또한 국토관리청과 행정이 관할사업이 서로 아니라고 미뤄 주민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또 주민들은 “농어촌버스가 운행되면서부터 노선변경으로 인한 차량운행이 줄어 주민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며 “낮 시간 운행되는 농어촌버스의 배차간격을 줄이거나 다른 노선이 경유하도록 운행을 변경해 불편을 덜어 줬으면 한다”고 바람을 간절히 전했다.
마을을 위한 그의 마음
1남2녀의 학업 뒷바라지로 아직 아내는 도시에서 생활하는 자녀들과 남편을 오가며 영구정착을 미루고 있지만 틈나는 데로 찾아와 일손을 도와 내조에 대한 뿌듯함이 넘치는 신 이장.
그는 비록 많은 사람들이 부러워하는 안정된 직장과 직위를 과감히 퇴직하고 내려왔지만 귀농생활에 대만족 하며 주민들의 올바른 심부름꾼이 될 것을 약속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