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것을 줄 수 있어 행복한 사랑 이야기

그림책을 읽자 68 / 아낌없이 주는 나무 (셸 실버스타인 글·그림 / 시공주니어)

2010-04-22     영광21
싱그러운 연둣빛 표지에 빨간 멜빵바지를 입은 귀여운 꼬마가 나무를 부른다. 나무는 엄마가 아이를 안아주듯 행복한 표정으로 허리를 굽힌다.
나무를 사랑하는 꼬마는 매일 나무를 찾아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줄기를 타고 올라가 사과를 따 먹고 그네도 타고 숨바꼭질도 한다. 그러다 그늘에 누워 낮잠도 자기도 한다. 나무는 꼬마에게 즐거움을 줄 수 있어 행복하다.

세월이 흘러 성인이 된 꼬마는 돈이 필요해 사과를 따 가고 집이 필요해 나뭇가지를 잘라가고 배가 필요해 줄기를 베어 간다. 나무는 자신의 모든 것을 기쁜 맘으로 내어 준다. 세월이 한참 흘러 백발이 된 꼬마는 쉬고 싶다며 덩그러니 놓인 그루터기에 힘없이 앉는다. 그마저도 할 수 있어 나무는 행복해 한다.

우리의 모습은 어떠한가? 나무처럼 자신의 모든 것을 아무런 조건 없이 내어 줄 수 있는 사람이 몇 이나 될까? 겉으로 드러나는 봉사와 기부로 생색내기를 하는 사람들이 너무나 많다.
하얀 도화지에 단순하면서도 절제된 그림과 시적인 언어는 푸른빛 향기로 긴 여운을 남긴다.
지선아(동화구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