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마을은 소중하고 의미있는 곳입니다”

이형임 <영광읍 신월1리 부녀회장>

2010-04-29     영광21
사업실패로 인한 30년 동안 서울에서의 힘들었던 생활이 남편을 만나고 영광으로 이끌었지만, 또 영광에서 적응하기까지 많은 고달픔이 있었지만 그는 어느새 이곳 생활이 익숙하고 평화롭다.

앞에 나서서 활발한 활동으로 움직이는 성격도 못됐거니와 6년전 받은 직장암 수술이 그가 부녀회장직을 맡기에는 무리한 감이 없지 않아 있었다. 그럼에도 뒤에서 조용하고 무던한 성격으로 꾸준하게 영광읍 신월1리 10년의 세월이 무색하지 않게 만든 이형임 신월1리 부녀회장(61).

이형임 부녀회장은 “이곳 마을주민들의 욕심없고 여유로운 삶을 통해 지내는 동안 많은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깨달은 바가 많다”며 “이곳 생활이 지쳐있던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중요한 시간이 돼줬다”고 말한다.

“지금은 시골생활이 힘든 점이 있음에도 그것을 감수할 수 있을 만큼 분명 가치있는 것들이 곳곳에 있다”는 이형임 부녀회장. 특별할 것 없는 시골생활이 그에게는 의미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순간순간 다가온다.

이곳에서 적응하며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 하나와 김창수 이장의 권유로 시작한 부녀회장직은 그에게 시골생활의 무엇보다 중요한 버팀목이 돼줬다.
적극적인 성격이 되지도 못했고 타지인이라는 생각에 사람들과 쉽게 친해지지 못했다.
그런 그가 결심을 하고 마을주민들에게 다가서고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곳이 있으면 어디든 찾아가는 사람이 되기까지는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건강이 좋지 않아 힘든 일을 하면 몸이 버티지 못해 많은 도움을 주지는 못했지만 자신의 몸이 버티는 한은 최선을 다했다.
이제는 아침에 일어나면 마을 한 바퀴를 돌며 마을을 살피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 한참 농번기철에는 일손의 부족함이 있어 틈틈이 그의 손길은 많은 힘이 돼주며 마을은 그를 꼭 필요로 하는 사람으로 꼽게 됐다.

“적합한 후임자가 나타나기까지는 부녀회장직을 계속해서 맡아 마을 주민을 위해 힘쓰겠다”고 말하는 그는 이미 뼈 속까지 이 마을 사람이다.
텃밭을 가꾸고 시골집을 꾸미며 일상의 소소한 즐거움을 만끽하고 있는 이형임 부녀회장.
그는 “이곳에서 건강한 삶이 지속되길 바라며 도움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이제 내 자신이 그들의 버팀목이 돼주겠다”고 말한다.

이런 자그마하고 욕심없는 바램은 그에게도 버팀목이 돼줬고 주변 이들에게도 버팀목이 돼주고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면 서로의 도움없이는 살 수 없는 세상이 그래도 살만하지 않을까라는 그의 물음이 곧 답변이 돼서 돌아온다.
전지선 객원기자 qsc1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