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유로움이 묻어나는 우리 마을 와서 부자되세요!”

하라경로당(영광읍)

2010-05-20     영광21
영광읍 신하2리 하라경로당(회장 조보현) 어르신들은 아침 내내 경로당청소를 하느라 분주한 시간을 보내고 텔레비전 시청으로 휴식을 취하고 있다.
앞마당을 쓸고 물청소를 하며 윤이 나도록 청소를 하느라 힘이 부친 어르신들은 때마침 만난 손님들에게 하소연이 길다.

한해가 거듭될수록 느껴지는 몸의 불편함은 힘든 세월만큼의 무게가 됐기 때문이다.
2009년 건립해 단단한 구조로 지어진 하라경로당은 30여명의 어르신들이 함께 하고 있다.
찾았을 당시 몇 안됐던 어르신들이 점심시간 이후 본격적으로 모여 화목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전에도 새터경로당이 있었지만 부실공사로 인해 지금 부지에 경로당을 새롭게 지으면서 마을 이름을 따 하라경로당으로 명칭을 바꿨다.
예전에는 새터마을이었던 이 마을은 청년회에서 마을이름을 개명하며 부촌이 돼 주민들은 마을이름 덕을 톡톡히 본다고 여기고 있다.
오래된 마을의 기운도 세월이 흐르며 변하지 않겠냐는 생각으로 마을 이름을 바꾸고 새로운 날을 기약하게 된 것이다.

고추, 양파, 대파, 상추 등 다양한 채소를 재배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하라경로당 어르신들.
벼농사도 짓지만 밭농사를 주로 짓는 이곳은 “영광읍 야채소비는 이곳에서 거의 책임지고 있다”고 했다.

박경순 부녀회장은 조보현 회장과 최동진 이장이 바쁜 통에 손님을 맞이하러 대신 나와 줬다.
박경순 부녀회장은 “우리마을은 사람살기 좋은 마을로 친목도 단단하다”며 “어제 마을 친목계로 다녀왔던 1박2일 여행으로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고 자랑했다.
그 여행으로 한동안은 농사를 짓느라 고단할 몸도 충전이 될 것 같아 기분이 좋아 보였다.
경로당의 최고령자 94세 할머니의 정정한 모습이 눈에 띄어 그 옆으로 다가섰다. 할머니는 며느리가 일을 하는 통에 밥도 손수하고 살림도 간간히 한다고 해 주변을 놀라게 했다.
“주변에서 손녀가 예쁘다”며 “할머니를 빼닮아 그런 것 같다”고 말하자 힘을 얻어 손녀를 자랑하는 할머니의 모습에서 가족을 사랑하는 마음이 느껴졌다.

마을 어르신들과 대화를 나누며 정겨움이 오갔고 방문한 이들은 어르신들에게 만수무강을 기원했다.
“오래 살면 못쓴다”는 그들의 답변이 건강하고 행복한 여생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으로 남겨지는 만남이었다.
전지선 객원기자 qsc1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