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음이 가득해 평안한 기운이 감도는 마을

경로당 탐방 / 신석3리 하석경로당(홍농읍)

2010-06-04     영광21
금방이라도 비가 내리기라도 할 것 같은 날씨가 이어지는 가운데 약속시간에 늦은 이유로 초조한 마음을 안고 도착한 홍농읍 신석3리 하석마을 하석경로당(회장 조동선 사진).
고즈넉하게 자리잡은 하석마을은 어르신들이 논밭 구석구석 일손을 부추기는 모습으로 가득했다.

그런 어르신들의 일과는 새벽 6시부터 시작돼 꼬박 12시간이 이어진다고 하니 “쉬엄쉬엄하라”는 자녀들의 성화가 당연 이해가 가고도 남는다. 하루 8시간만 일하고 싶지만 그 부지런함이 몸에 배어 있는 터라 해가 저물 때까지 일을 해야 직성이 풀린다니 자녀들의 성화도 소용이 없다.

그런 어르신들이 하던 일을 멈추면서까지 경로당에 모여 미안한 마음으로 찾은 방문객의 마음을 헤아려 주는 것 같아 고마움이 앞선다.
또 조동선 회장은 부인이 병중에 있는 가운데도 인터뷰에 기꺼이 응하며 마을의 애정을 어김없이 드러냈다.

신석3리 하석경로당은 2008년 3월 준공하며 20여 어르신들의 불편함을 해소시켰다.
하석마을과 방갈마을로 구성된 신석3리는 경로당이 아랫마을인 방갈마을에 이미 자리해 있었지만 거리가 상당한 이유로 어르신들이 드나드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 마음을 헤아린 조동선 회장과 지인들은 하석경로당 건립에 앞장서며 어르신들의 불편을 해소시키고 안락한 경로당은 일구는데 힘을 모았다.

조동선 회장은 “우리마을은 몸이 불편한 사람이 많아 아랫마을까지 다닐 수 없는 사정으로 비닐하우스에서 지내며 하루를 보냈다”며 “그때당시 안타까운 실정은 말로 다 형용하기 어렵다”고 회고했다.

그는 또 “어렵사리 일궜지만 아직도 풀어 나가야 할 경로당문제는 상당하다”며 “안마기나 물리치료기를 비롯한 돌아오는 여름에는 시원하게 수박을 나눠먹을 수 있는 모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바램을 넌지시 건네기도 했다.

아울러 그는 “이곳을 알뜰하게 채운 물품인 텔레비전과 냉장고는 영광종합병원과 서울에 사는 향우들로 인해 채워지고 여름에 유용히 쓰일 에어컨은 골비골농협에서 증정했다”며 “여러 도움의 손길로 채워진 이곳은 더욱 빛을 발하게 됐다”고 고마움을 나타냈다.

“세상살이가 별것 없다”며 “하루를 웃음으로 때우라”는 하석마을 어르신들.
지내온 삶의 무게만큼이나 단순해진 삶의 명제를 제시하며 이곳을 빠져나가는 길목을 가볍게 만드는 이 마을이 또 오고 싶어질 것만 같다.
전지선 객원기자 qsc134@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