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인 농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 반대한다

특별기고

2010-06-17     영광21
2000년 전체 학교수의 절반 이상(51.1%)을 차지했던 농어촌학교는 교육당국의 소규모학교 통폐합 정책이 추진됨에 따라 전국의 21개 면에는 초등학교가 한곳도 존재하지 않고 있으며 2012년까지 전국의 읍면 도서벽지 등 농어촌지역의 소규모학교 350곳에 대한 통폐합이 추진되고 있다.

영광지역 또한 소규모학교 통폐합정책에 예외적인 곳이 아니어서 현재 백수서초등학교와 백수남초등학교는 전원학교 육성으로 백수초등학교로 통폐합이 추진되고 있다.

교육당국은 소규모학교에서는 학생 수가 너무 적어 복식수업으로 인한 교육과정의 정상운영 곤란, 학생들의 인격형성에 미치는 부정적 영향 특히 협동성과 사회성 저하 등을 초래하기 때문에 정상적인 교육과정 운영을 도모하고 교육투자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서는 소규모학교는 폐지되거나 대규모 학교에 통합돼야 한다는 논리다.

그러나 소규모 농어촌학교는 단순한 학교 의미를 넘어서 해당지역의 구심점을 담당하고 있다. 1940년 개교한 백수서초등학교의 경우 그 해당지역에 독특한 농어촌 공동체 문화를 형성해 오고 있으며 지역주민들에게 정서적인 안정감과 인재육성 요람의 장으로 견인차 역할을 충실하게 해오고 있다.

또한 소규모 농어촌학교의 경우 대도시의 학교에서 심각하게 일어나고 있는 학교폭력이나 따돌림 등의 갈등도 찾아보기 힘들며 농촌지역이 가지고 있는 유·무형 자원을 교육활동에 적극 활용할 수 있어 도시 학생들보다 정서적 안정감과 전인교육이 월등히 앞서는 걸로 나타나 있다.

소규모 농어촌학교 통폐합 문제를 효율성만 내세워 적정규모의 학교에 대한 제도와 행정적, 재정적 지원을 강화해 농어촌 교육의 질을 높이고자 하지만 그 지역 학교의 여건을 무시하고 획일적 기준에 따라 진행된다면 온갖 문제점이 도출될 것은 뻔한 일이다.
무엇보다 지역학교의 통폐합은 농촌의 문화전당인 학교를 그 지역 주민들로부터 박탈함으로써 농촌의 교육시설을 말살함과 동시에 주민들의 마음에 공동화 현상을 초래할 것이다.

또한 학부모들은 농어촌교육에 대한 불신이 높아져 교육을 위한 이농을 더욱더 부추기고 그로 인해 통폐합 지역은 황폐화가 더욱더 가속화 될 것이다.
단순히 통폐합만이 농어촌 소규모학교 교육의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열쇠가 아니라 교육 때문에 이농하는 악순환을 끊기 위해서는 그 지역의 교육 당사자들에게만 맡겨서는 안된다.

지역인재를 육성해야 할 학교가 차별정책으로 인해 균등하게 교육받을 권리를 침해 당하거나 교육의 위해 도외지로 떠나는 현상들이 많아진다면 우리가 살고 있는 영광지역의 미래는 없다.

지금부터라도 지역주민들과 학부모, 동창회, 학교, 교사 등 모두가 주체가 돼 농어촌학교를 살리는 일에 협력해야 하며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무엇보다 시급한 문제는 농어촌 교육상황에 대한 총체적인 지원방안을 담은 교육지원 조례를 군의회에서 신속히 제정해 소규모학교를 살리기 위한 교육적, 재정적, 행정적 지원 대책을 세워야 한다.

전현호 / 백수읍청년회 부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