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아동과 청소년에게 투자하세요!

■ 민선5기에 바란다 / 이태옥 민들레세상지역아동센터장

2010-07-29     영광21
한여름의 가운데입니다. 아이들에게는 학교에 가지 않는다는 사실만으로도 신나는 여름방학입니다.

“오늘 반찬이 뭐예요? 아! 맛있겠다. 센터(지역아동센터)에서 먹는 밥이 세상에서 제일 맛있어요.” 연신 주방을 들여다보며 아이들은 오늘 점심 반찬이 무엇인지, 청소년반 언니 오빠들의 간식이 무엇인지 무척이나 궁금한가 봅니다.

따뜻하고 정성스런 밥상을 받는 급식과 간식은 지역아동센터에서는 아주 소중한 프로그램입니다. 방학과 농번기 때 아이들 점심 또는 저녁 급식을 할 때마다 ‘1년 내내 아이들에게 밥을 먹였으면’ 하는 안타까움이 앞섭니다. 전국에서 지역아동센터 급식비 지원율이 제일 낮은 전남 그리고 영광은 제로에 가깝습니다. 가장 힘든 아이들이 찾아드는 아동센터에서는 방학 때만이라도 아이들에게 바로 지은 밥을 먹여보자며 허리띠 졸라매고 후원자를 찾아내며 어렵사리 급식을 실시합니다.

“방학해도 늦잠을 못잔다”고 투덜대도 아이들은 아침 10시, 지역아동센터에 모여 영어, 태극권, 마음공부, 독서, 문화체험, 방학숙제 등을 하고 점심을 먹은뒤 오후 프로그램을 하고 돌아갑니다. 오후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중학생 아이들은 한문, 독서, 논술, 인문학강좌, 방학숙제, 자율학습 등으로 기초학습과 지식의 폭을 넓힙니다. 학기중에는 밤 9시까지 중학생아이들의 목소리가 센터에 울립니다.

민들레세상지역아동센터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영광에 있는 13개 지역아동센터의 일상이 대동소이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29명 기준 아동센터의 지원액은 월평균 300만원 남짓입니다. 제가 알기론 사회복지시설중 가장 적은 예산입니다. 이 예산으로 시설장과 생활복지사 2명 채용하고, 29명 아이들의 교육복지를 책임지라는 것입니다.

타 시도는 급식비지원을 따로 받고 있지만 우리아이들에게는 그림의 떡일 뿐입니다. 이 여건에서 그래도 각 시설에서 아이들에게 더 많은 체험과 좋은 먹거리를 주기위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이뤄진 평가자료를 근거로 정부는 지역아동센터들간의 무한경쟁을 시키고 있습니다. 교육복지 현장마저 줄세우기, 외형제일주의, 경쟁중심으로 내몰고 있습니다.

영광군 예산중에서 아동, 청소년에 대한 예산이 제일 작은 것 같습니다. 왜 일까요?. 정말 궁금합니다. “아이들은 표가 안되잖아”라는 세간의 이야기가 단지 우스개 소리였으면 합니다.

1989년 제정된 유엔아동권리협약은 아동은 어떠한 이유로라도 차별받지 않는다는 점과 아동기에는 특별한 보호와 도움을 받을 권리가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1991년에 비준한 바 있습니다. 가난을 이유로, 부모와 살지 않는다는 것이 이유가 돼서 충분한 교육복지의 기회를 누리지 못해서는 안됩니다. 지방정부는 영광에 살고 있는 아이들의 교육복지 혜택을 넓히고 질 높은 서비스를 주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저출산 세계1위의 불명예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낙태시술을 금지시키거나 출산장려금을 주는 것 보다 아동복지, 교육복지에 투자해야 합니다. 먼 길 같지만 가장 가까운 길입니다. ‘아동·청소년은 우리사회의 미래이다’는 틀린 말입니다. 아동·청소년은 우리사회의 현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