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한 한국생활, 한번도 후회해 본적 없습니다”
이보미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 통역담당>
2010-07-29 박은정
밝은 낯빛으로 맞이하는 표정이 참하고 순해 보이는 이보미(29)씨. 그는 리펑지아(李逢佳)라는 중국인 여성으로 지난해 5월 결혼한 새내기 주부다.
그의 집엔 이제 2개월된 어여쁜 딸 ‘효은’이와 중국에서 딸의 출산을 지키기 위해 찾아온 친정부모가 손주사랑에 흠뻑 빠져 있었다.
이보미란 예쁜 한국이름으로 타국에서 새로운 출발을 시작한 그는 중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지난 2005년 한국으로 유학을 왔다.
광양의 한려대학교에서 멀티미디어정보통신공학을 전공해 공부하며 중국어학원에서 학생들을 지도하는 아르바이트를 하던중 중국어를 공부하기 위해 찾아온 학원생인 지금의 남편을 만나 국경을 초월한 사랑에 빠져 결혼에 골인했다.
“중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공부를 좀 더 하고픈 욕심에 한국을 찾아와 환경도 낯설고 언어도 잘 통하지 않는 상황에 중문학을 전공한 남편과의 만남은 오아시스와 같은 기쁨이었다”고 말하는 이 씨.
그는 “중국문학을 공부한 남편은 중국에 대한 이해가 높았고 무엇보다 자유롭게 대화할 수 있어 빨리 친숙해 질수 있었다”며 “특히 무엇이든 적극적으로 배우고 노력하는 자세가 마음을 끌게 한 요소였다”고 말했다.
중국처자의 마음을 뒤흔든 이 씨의 남편은 순천출신으로 현재 영광군청 기획예산실에서 홍보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중국 산동성이 고향인 이 씨는 중견기업을 다니던 아버지와 회계원으로 일하던 어머니의 무남독녀로 어린시절부터 부족함없는 생활과 사랑을 듬뿍 받고 자랐다.
그래서인지 매사 긍적적이고 성실한 이 씨는 지난해부터 영광군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 근무하며 중국어통역을 담당하고 있다. 현재 출산휴가중인 그는 오는 8월 복직을 앞두고 막바지 몸조리 중이다.
이 씨는 “저는 비교적 안정적인 생활을 하고 있어 한국에서의 생활에 큰 문제가 없지만 많은 이주여성들이 생활고에 시달리고 남편 또는 시댁식구들과의 불화로 힘들어 하고 있다”며 “같은 이주여성 입장에서 그들의 모습을 보면 무척 가슴이 아프고 무엇이라도 도움을 주고 싶지만 마음뿐 힘이 미치지 못해 늘 안타깝다”고 전했다.
귀하디 귀하게 키운 고명딸과 갓 태어난 손주를 보기 위해 멀리 중국에서 방문한 부모와 공무원으로서 맡은 역할에 최선을 다하는 남편을 내조하는 이 씨는 이방인이지만 한국엄마로, 한국부인으로 잘 살아갈 것을 다짐했다.
어느 나라 어떤 여성보다 더 행복한 여성으로….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