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타리 없는 미래교육 실현

정성열 / 전 영광중앙초 교장

2010-08-26     영광21
“날마다 외롭게 지내는 할머니들을 찾아 웃음을 전달하는 일이 얼마나 즐거운지 모릅니다.”
하회탈을 닮은 눈웃음이 인상적인 정성열(74)씨.

그가 내민 명함에는 ‘은혜사랑교회 장로’ ‘웃음치료지도사’ ‘효사랑봉사단원’ ‘금빛평생교육 봉사단원’ ‘문해교육 교사’ ‘마술·동화구연 교사’ 등 다양한 직함이 기록돼 있었다.
그중 절반 이상이 봉사활동으로 그의 보람된 노년의 행적을 가늠케 했다.

염산 봉남리가 고향인 정 씨는 1958년 교직에 입문해 42년간 재임하다 퇴직한 교육자다.
특히 외지에서의 6년 6개월을 제외한 나머지 35년간의 세월을 고향인 영광지역에서 근무해 지역에 대한 각별한 애정을 엿보이게 했다.

염산 백수 영광 등지의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교감을 지낸 정 씨는 1997년 학부모들의 요청에 의해 영광중앙초 교장으로 초빙돼 교육에 새바람을 일으키며 열린 교육을 실현해 화제가 되기도.

교사 일부를 초빙교사로 충원했고 다른 학교에서 찾아볼 수 없는 ‘학급선택제’를 도입, 다른 학교에 시범모델을 제시했다.

‘역동적인 즐거운 학교’를 만들고 특히 소외받는 학생이 없는 학교분위기를 만들기 위해 1, 2학년은 모든 학생이 5~6일씩 반장을 돌아가며 할 수 있게 했고 졸업식 때는 졸업생 전원에게 상장과 상품을 수여해 가능성과 자신감을 심어줬다.

이처럼 개성을 바탕으로 한 전인교육을 실천한 정 씨는 2000년 퇴임해 광주에서 생활하고 있다.
“저는 무조건 학생들에게 지식을 주면 그냥 받아들이는 줄 알았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심리적인 문제를 이해하며 학습동기를 부여할 때 교육을 제대로 흡수한다는 것을 알았지요”라며 교사시절을 회상하는 정 씨는 평교사 시절에도 가정이 불우한 아동들에게 이발과 양봉기술을 지도했고 지역기관장들과 뜻을 모아 야학을 지도하는 등 남다른 소신으로 지역교육에 앞장섰다.

퇴임후에도 살고 있는 지역의 복지관을 찾아 웃음치료봉사를 하고 한글을 모르는 어르신들에게 문해지도 등을 하며 소외계층을 위해 바쁘게 생활하고 있다.

“제가 교단에서 정열을 불태울 수 있었던 것은 저를 지지해 주는 교직원들의 열정적인 뒷받침이 있었기에 가능했고 교단을 떠난 선배들의 훌륭한 가르침이 있어 교육현장을 바르게 이끌 수 있었다”는 정 씨
그는 일선에서 열심히 학생들을 지도하는 후배 교사들이 존경받는 교육풍토 조성을 희망하며 학생들의 건강한 학교생활을 간곡히 바라고 있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