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렴과 소신으로 농협발전 앞장

박수일 / 전 홍농농협 조합장

2010-09-02     영광21
아무리 이상기온이라고는 하지만 요즘의 날씨는 폭우가 쏟아지고, 무덥고를 반복해 도무지 종잡을 수 없다.

국지성호우가 잠시 자리를 피한 오전시간, 홍농읍 단덕리 구사마을을 방문했다. 고추를 따고 있는 마을어르신에게 집을 물어 도착한 곳에는 황혼의 무게가 깃든 노부부가 늦더위를 피하고 있었다.
그곳에서 만난 박수일(74)씨는 70대의 나이가 무색한 건강함이 느껴졌다.

50대 후반 1993부터 1999년까지 홍농농협 조합장을 지낸 박 씨는 재임동안 직접 농가현장을 방문해 농민들의 애로를 청취하고 일선의 고충을 해소하는데 앞장서며 노력을 기울인 사람으로 주민들 기억속에 남아 있다.

특히 수확철이면 자매결연을 맺은 도시를 비롯한 대도시를 방문해 주민들이 정성들여 재배한 쌀이며 고추, 양파 등의 농산물을 직접 나서 판매하는 등의 사업에 주력해 관내 농협중 경제사업 부문에서 1위를 세번이나 달성하는 등의 성과를 나타내기도 했다.

또 농협중앙회 지원을 이끌어 농협창고와 현재 운영되고 있는 농협하나로마트를 건립·운영해 주민들이 생활에 필요한 물품을 원활하고 저렴하게 구입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이렇게 조합장으로서 맡은 책임과 소임을 다한 박 씨는 주민들의 높은 찬사를 들으며 건강한 임기를 수행했지만 대출업무와 관련된 아래 직원의 불미스러운 일로 업무를 계속 잇지 못하고 퇴임했다.

주민들의 높은 지지로 조합장에 당선됐던 박 씨는 조합장 이전에도 새마을지도자를 20년 넘게 했고 이장 영농회장 등을 맡아 주민들의 심부름꾼으로 소홀함이 없었다. 또 1만4,000여평의 농사를 지으며 농사에 필요한 대형농기계를 모두 갖췄던 박 씨는 자신의 농기계로 마을은 물론 이웃마을인 법성, 고창 공음까지 최소의 임대료를 받고 농작업을 도와 덕망을 오랫동안 쌓아왔다.

하지만 조합장에 당선되면서 모든 사회활동을 정리하고 농사와 농기계도 모두 처분했다. 퇴임후에는 2,000여평의 농장에서 대봉감 500그루를 재배하고 있는 박 씨는 남편과 1남4녀의 뒷바라지로 평생 인고의 세월을 살며 쇠약해져 병상에 누워있는 아내를 보살피며 조용히 머물러 있다.

재임 당시 직원들에게 업무적으로는 엄했지만 인간적인 면에서는 자상했던 박 씨.
지금도 지역후배들의 존경을 한몸에 받고 있는 그는 “근면 성실한 자세로 조합원의 입장을 이해하며 늘 감사하는 마음으로 감동조합을 꾸려갈 것”을 당부하고 있다.

박은정 기자 ej0950@yg21.co.kr